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28일 터키 이스탄불 아타투르크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이후 터키와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인 IS가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날리 일디림 터키 총리는 "이번 테러의 배후에는 IS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공격의 배후를 IS로 특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IS와 싸우기 위해 터키와 전 세계 동맹들과 강력 공조할 것임을 거듭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스탄불 소재 카디르 하스 대학의 솔리 오젤 국제관계학 교수는 “터키 정부가 신속히 IS를 지목한 것에 놀랐다”며 “이제야 터키 정부가 지금까지 무슨 일을 벌인 것인지 깨닫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터키는 내전에 시달리는 이웃국 시리아에서 세력을 확대하는 IS와 전투를 벌여왔다.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들은 터키가 IS 공격에 적극 가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시리아 반군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IS 전투기와 무기가 터키 영토와 영공을 통과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년 간 터키군은 IS 전투원들이 터키 국경을 넘나드는 것에 눈감아왔다. IS와 터키 정부 모두 시리아 정부의 붕괴를 바랐으며 터키로선 자치 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족을 진압하는 데 IS가 한몫을 해주길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이번 공항 테러는 터키와 IS 간 전면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키의 교통 허브를 겨냥한 것이며 피해 규모와 그 여파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터키 정부가 더 이상 가만있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제 관건은 터키가 실제로 시리아 내에서 IS 공격을 확대할지 여부다. 지난해 11월 터키는 자국 영공에서 영공 침해를 이유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이후 터키의 IS 근거지 공습은 중단돼왔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시리아 영공에서 터키 전투기가 발견될 경우 격추시킬 것이라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이후 터키는 자국 영공 내에서 감시와 정찰만 수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터키와 러시아 간 화해 분위기가 감지됐다. 러시아 관영 매체에 따르면 지난 27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서한을 통해 러시아 전투기 격추를 사과했다. 또한 29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탄불 공항 테러에 위로를 전했다. 터키 러시아 관계가 정상화될 경우 시리아 내 터키의 IS 공습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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