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이 뽑은 별별 명장면] ‘비밀은 없다’ 연홍이 진짜 하고 싶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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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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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32번째 타자는 영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제작 영화사 거미 필름트레인·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주인공 손예진이다.

6월 23일 개봉한 영화는 국회입성을 노리는 ‘종찬’(김주혁 분)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 분)에게 닥친, 선거기간 15일 동안의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이번 작품에서 손예진은 딸의 실종을 추적하는 정치인의 아내 연홍 역을 맡았다. 연홍은 사랑스러운 딸과 믿음직한 남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던 평범한 아내다. 그의 안락한 일상은 갑작스러운 딸의 실종으로 산산조각 나고 만다. 단순히 가출이라 여겼던 딸이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연홍은 불안·혼돈에 빠진다. 연홍은 적극적으로 딸을 찾고싶어 하고, 남편은 선거에 집중하고 싶어 한다. 연홍은 절망과 분노에 사로잡히고 결국 홀로 딸을 찾기 위해 추적에 나선다.

“중학생 아이를 둔 엄마. 그리고 모성이 점점 강해지다 못해 미쳐가는 모습들을 두고 많은 분들이 ‘조금 꺼림직 하지 않았느냐’고 해요. 하지만 제게 그런 이미지는 중요치 않았어요.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고 사실 이런 캐릭터는 어디에서 못 봤었죠. 가장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일반적인 엄마, 일반적인 모성을 강조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아이에 대한 사랑과 그 과정이 여타 영화와는 달랐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죠.”

손예진의 말대로 연홍은 보편적인 엄마는 아니다. 딸의 흔적을 좇고, 그를 찾아나서는 과정에는 집착과 광기가 서려있기 때문이다. 허나 그 밑바탕에는 너무도 평범하고 간절한 사랑이 깔려있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애틋한 고백이 숨어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마지막 엔딩 신이에요. 연홍은 떨리는 마음으로 딸 미진이의 친구 미옥이에게 묻죠. ‘우리 딸이 나는 좋아했니?’ 그 질문이 너무도 간절하고 연약해 보였어요. 뭉클하더라고요. 연약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여자가 마지막에 연약함을 드러내니 슬픔이 배가 되더라고요.”

극 중 미옥 역의김소희(왼쪽), 딸 민진 역의 신지훈[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예진이 언급한 장면은 딸의 흔적을 좇고 최종적으로는 복수까지 성공한 어머니가 이제껏 놀랐던 딸의 진심,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는 신이다. 늘 진심을 숨겼던 딸과 보이는 것만 믿었던 엄마는 결국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마주보게 된 것이다. 연홍은 긴 추적 끝에 자신이 가장 궁금했던 것, 가장 두려워했던 것을 입에 올리고 미옥은 민진의 진심을 대신 전해준다. 그리고 민진을 가장 사랑했던 두 여자가 오열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영화는 먹먹하면서도 힘 있는 결말을 맺는다.

“제게 ‘비밀이 없다’는 그리고 연홍이는 너무도 특별하고 재밌게 느껴졌어요. 이 여자가 하는 이야기들은 충격적이었고 많은 생각을 안겨줬죠. 전형적이지 않은 것. 그게 연홍과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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