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 기은 A, 산은·수은 C···구조조정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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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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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지난해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모두 C등급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전년도와 같은 등급인 B를, 기업은행만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다. 산은과 수은의 강등은 조선·해운업종의 주채권단으로서 관리 부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5개 금융 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경영실적평가는 S등급부터 시작해 A∼E까지 총 6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A등급의 경우 기관장은 연봉의 120%, 직원은 월봉의 200%를 받는다. 성과급은 C등급까지만 해당하고 D와 E등급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산은은 지난 2014년 경영평가에서는 A등급을 받아 올해 성과급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2015년 평가에서는 2등급이나 하락한 C등급을 기록하면서 내년 성과급은 기관장의 경우 연봉의 30%, 직원은 월봉의 110%로 축소된다.

수은도 지난 2014년에 비해 한단계 강등된 C등급을 기록해 산은과 같은 조건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금융위는 산은과 수은의 경우, 일자리 창출기업 지원과 창조경제 지원 등 계량지표의 정책금융 지원실적은 양호했지만 기업구조조정 지원 등에서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조선 및 해운업 등 대외위기 취약산업지원 노력 등에서 정책실적이 부진해 각각 2등급, 1등급씩 하락시켰다고 설명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조선 및 해운업에 대한 부실규모가 이렇게까지 커진 마당에 딱히 할 말은 없다"면서도 "국책은행의 경영실적이라는 게 결국 정부의 지침을 잘 수행하는 것이 기준인데, 이 기준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고위층에서 결정한 사안을 그대로 이행한 대가로 이런 결과를 받았다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 역시 "경영실적 평가라는게 전년도 평가위원들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한번에 2단계를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며 "아마도 구조조정에 대해 감사원 감사보고서에서 국책은행의 책임을 묻고 있는 등 대외적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이어 A등급을 기록하면서 경영평가 결과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에서 118.2%을 기록해 초과달성 등 중기금융 확대 노력 전반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지난해와 동일한 B등급을 받았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가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상장기업 및 투자자를 위한 적극적인 서비스 개발에 미흡하고, 예탁원은 신규 서비스 개발 지연 등 혁신 노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래소의 경우 상장유치 실적이 우수하고, 예탁원은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위한 실무작업을 충실히 진행한 점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은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경영예산심의회와 경영평가위원회가 실적보고 실사, 서면질의 등을 통해 평가를 실시한다.

산은과 수은, 기은을 평가하는 경영예산심의회는 금융 공공기관의 예산편성 및 경영평가 심의를 위한 금융발전심의회 내 특별위원회로 민간위원으로 구성됐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을 평가하는 경영평가위원회는 금융위가 이들 기관과 각각 체결한 경영협약서에 근거해 민간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에도 엄격한 기준의 경영실적 평가를 지속하겠다"며 "특히 산은, 수은 등은 철저한 자체 자구노력과 함께 전면적인 조직・인력 진단을 통한 근본적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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