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폭스바겐코리아가 이번엔 '내부 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배출가스 조작논란이 확산되면서 판매가 부진하자 재고 차량을 대리점들에게 넘기며 딜러사 임직원을 상대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클라쎄오토 등 총 9개 딜러사에 판매한 차량이 약 800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달 폭스바겐 전체 등록 차량대수의 무려 34%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덕분에 폭스바겐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은 지난달 769대가 등록되며 BMW '520d'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익명을 요구한 폭스바겐코리아 딜러사 관계자는 “지난달 티구안이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것은 본사가 주도한 차량 밀어내기 때문”이라며 “서울 강북권 주요 딜러사는 티구안과 골프 모델을 합쳐 총 300대에 달하는 물량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티구안은 올들어 1월 631대, 2월 873대로 2개월 연속 판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배출가스 조작 논란이 확산되면서 3월에는 930대로 3위로 주저앉았고 4월에는 321대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폭스바겐 딜러사들은 폭스바겐코리아 본사로부터 차량을 넘겨받아 법인 명의로 등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코리아에서 이같이 딜러사 이름으로 차량을 등록시킨 것은 배출가스 조작 등 논란이 많은 가운데 본질은 해결하지 못하고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혈안이 돼 일선에 있는 딜러사들만 골머리를 앓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폭스바겐코리아 딜러사 직원은 “반납이 안되는 조건으로 티구안을 넘겨받았다”며 “차량을 안 받을거면 나가라는 분위기여서 수백만원 손해를 보고 기존 갖고 있던 내 차를 급히 처분했다”고 전했다.
이번 내부 판매 논란과 관련,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딜러사 임직원 대상 특별 리스 프로그램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딜러사의 임직원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강제성이나 물량 할당 등은 전혀 없었다. 원하는 사람들만 참여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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