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막기 위해 통화 부양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에 따른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도 식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영국이 이미 “경제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앞으로 수개월 안에 “어떤 형태의 통화 완화책”을 포함해“성장률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행동이건 취하겠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 몇 년간 수차례 위기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에 더해 브렉시트까지 겹치면서 기업과 가계가 지출과 투자를 줄였고 수요와 고용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다며 8월 정례회의에서 성장률와 인플레 전망을 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영란은행이 현재 0.5% 기준금리를 0.25%나 심지어 0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고 채권 매입 등의 양적완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소식에 파운드/달러는 장중 1% 이상 추락하며 1.32달러까지 내려갔다. 영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카니 총재 발언 이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인 -0.003%까지 떨어졌다.
크레딧아그리콜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브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카니 총재가 이렇게 빠르게 부양 의지를 신호할지 몰랐다”며 파운드가 연말 1.29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영란은행과 마찬가지로 각국 중앙은행들 역시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여파를 우려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면서 환율 전쟁에 대한 우려는 식지 않고 있다.
앞서 28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통화전쟁을 우려해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절하해 글로벌 경제를 공멸에 빠뜨리기 보다는 정책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세계화 시대에 한 곳의 통화정책은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글로벌 정책 공조는 중요하다"며 "통화정책의 성공 여부는 다른 나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스위스 중앙은행은 안전자산인 프랑의 급등을 막기 위해 브렉시트 결정이 난 직후 환시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브렉시트 결정이 난 이후 24일 한때 달러/엔이 100엔 밑으로 붕괴되며 엔이 초강세를 보이자 직접 환시 개입을 시사하는 등 강력 대처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1일 발표된 일본의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하며 일본은행의 추가 통화 부양책에 대한 압박을 높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7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내리는 등 추가적으로 정책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도 파운드 하락에 따른 달러 강세에 대응해 고시 환율에서 위안값을 절하하고 있다. 또한 유로화 급락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중국산 제품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준율이나 금리인하 등의 카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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