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 두달여동안 중국을 뜨겁게 달궜었던 레이양(雷洋·29)사건에 대한 전모가 일부 밝혀졌다.
레이양은 지난달 7일 안마업소에 대한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다 갑작스럽게 숨진 중국순환경제협회의 한 직원이다. 당초 그를 연행했던 베이징 창핑(昌平)구 공안국은 그가 숨진 직후 "조사 도중 이상증세를 보여 응급조치를 취했으나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유족들은 공안의 발표를 믿지 않았다. 도리어 시신의 머리에 상처들이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구타 등 가혹 행위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레이양이 환경운동가로 알려지면서, 시민활동가에 대한 탄압이 아니냐는 시각이 더해지면서, 레이양 사건은 중국내 핫이슈로 떠올랐다. 사회문제로 비화된 시점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사법당국의 자의적인 법 집행을 질타하며 "법 집행을 규범화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후 베이징(北京)시 인민검찰원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레이양의 가족과 변호인, 경찰관들의 입회 하에 제3의 기관을 통해 부검을 실시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부검 결과 "위 속의 내용물(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검찰은 창핑구 공안국 소속 파출소 부소장과 보조경찰 등 2명이 레이양을 연행·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행위를 한 사실과 이들이 검찰 조사를 방해한 사실을 확인,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조사결과 유족들의 주장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 레이양의 변호인은 부검 결과 "지병이 아닌 외부의 충격 탓에 그가 숨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레이양은 명문인 인민(人民)대 환경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순환경제협회에 들어가 환경경제와 순환경제에 관한 업무를 해온 환경문제 전문가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