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억원짜리 골프회원권을 샀지만, 골프장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빠졌던 푸른솔GC포천(27홀·경기 포천·구 가산노블리제CC) 주주회원들이 회원권리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이 골프장 주주회원들이 경기도를 상대로 낸 ‘사업계획변경 승인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엎고 주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판결에 따라 현재 이 골프장을 운영중인 유진로텍이 계속 사업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주회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게 됐다. 이 소송 1심에서는 주주들이 패소했었다.
2011년 회원제로 개장한 이 골프장은 2년 뒤 시공사인 유진건설에 진 빚 600여억원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시 회원들을 설득한 골프장측은 회원권을 주식 지분으로 출자 전환해 1인당 억대 회원권을 소유한 회원 500여명은 주주가 됐다. 운영방식도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해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골프장 공급과잉에 따른 경영난으로 파산절차를 밟았다.
경매로 넘어간 골프장 부동산(땅·건물 등)은 수 차례의 유찰을 거친 후 유진기업의 자회사인 유진로텍에 629억원에 낙찰됐다.
새 주인이 된 유진로텍은 기존 주주회원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회원들이 지닌 회원권은 휴지나 다름없었다. 더욱 경기도는 이 골프장의 원래 운영사인 코리핸랜드 외에도 유진로텍에게 새로 사업권을 내줬다. 사업계획 변경을 승인해준 것이다. 이에따라 유진로텍은 주주회원들을 무시하고 골프장 이름까지 바꿔 ‘합법적’으로 영업을 해왔다.
약 300명의 주주들 위임을 받아 이 소송을 진행한 함준표 변호사는 “체육시설 설치·이용법은 사업장 소유자가 회원들의 권리를 승계할 때에만 사업권까지 승계하도록 돼있다. 경기도가 유진로텍의 사업권을 인정했으나 그것이 무리였다는 것이 이번 판결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판결에 따라 주주회원들은 푸른솔GC포천측을 상대로 ‘골프장 사용금지 취소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받아들여지면, 골프장은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다. 유진로텍이 골프장 사업을 계속하려면 주주회원들과 협상을 통해 사업권을 적정가격에 사들이거나 일정지분을 내놓거나, 배상을 해야 할 판국이 됐다.
이 골프장 주주회원들은 입회금 4억, 4억8000만원, 7억원 등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번 판결로 이들은 무용지물이 될뻔했던 회원권리를 일정부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푸른솔GC포천에도 큰 변화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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