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가 점차 동진(東進)하는 모양새인 데다 터키와 방글라데시 등 무슬림이 많은 국가에서 잇따라 테러사건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직접 벌인 테러가 아니라고 해도,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자생적인 조직의 발호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3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폭탄 또는 총기를 사용한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말레이시아가 이번 방글라데시 테러사건 이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테러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 기간인 지난달 28일 새벽 수도 쿠알라룸푸르 위성도시의 나이트클럽 현관에 수류탄이 던져지는 바람에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경기를 보던 남녀 8명이 다쳤다.
이 사건은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동남아 출신 IS 조직원들이 말레이시아 등에 대한 테러를 경고한 지 딱 1주일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말레이시아 당국이 긴장감 속에서 수사를 벌여왔다. 사건 직후 말레이시아 내부에서 활동 중인 IS 조직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IS의 지시로 추종자 2명이 수류탄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그에 앞서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달 22일 힌두교 성지인 바투 동굴 인근 교차로에 차를 세운 두 남성이 괴한으로부터 총격을받았고, 같은 달 30일 프탈링자야 시내에서 한 40대 회사원이 괴한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이들 사건에 대해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일 취재진에 "(극단주의) 테러와 연관 지어선 안 된다"면서 과잉해석을 경계했지만, 말레이시아에서 'IS 테러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IS 추종자들에 의한 '외로운 늑대'형 테러가 다수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도 테러 대응책을 한층 강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인도네시아 경찰당국은 이달 15일까지인 이둘 피트리 연휴 기간에 귀성·귀경 인파를 노린 테러사건이 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응 태세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 당국에 따르면 자국 내에서 지난 6년간 61차례의 테러 공격이 있었다.
올들어서도 지난 1월 14일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폭탄과 총기를 사용한 동시다발 테러가 나 6명이 숨졌고, 지난달 초 동부 자바 주(州)에서 불교사원 등을 공격하려던 테러 용의자 4명이 검거되는 등 테러 사건의 발생과 시도가 끊이지 않아 왔다.
이런 가운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방글라데시 외교가 테러 사건과 관련, 성명을 내고 테러범들을 규탄했다.
먼저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테러리스트는 무슬림이 아니다. 진정한 무슬림이라면 이슬람의 이름을 모독하는 이들과 의절하고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방글라데시와의 연대를 선언하고 테러 행위에 대한 공동 대응과 국제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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