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법인세 인하, EU 세금갈등 깊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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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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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유인 위해 아일랜드 수준으로 내릴 것

  • 조세회피처로 전락…EU와의 분쟁 커질 수도

[사진=연합/AP]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EU를 떠나는 영국이 세금으로 기업 붙잡기에 나섰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이 법인세를 현재 20%에서 15% 미만으로 낮출 계획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언론들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달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뒤 언론과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경제'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하면서 법인세의 전격적인 인하를 선언했다. 그는 영국이 여전히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국가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유럽 내 세금분쟁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OECD는 내부문건에서 영국이 EU의 규제에서 풀려나면서 법인세를 대폭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영국이 져야하는 정치적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영국이 다국적 기업들의 이윤에 대한 세금을 인하한다는 것은, 동시에 이 기업들이 유럽에서 창출한 이윤에 대한 세금회피를 영국을 통해 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같은 우려는 영국이 브렉시트 투표를 한 뒤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파스칼 세인트 아만스 OECD 세무청장은 미국 포츈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자유로운 세금정책을 펼칠 수 있지만 그것이 투자를 이끌어오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만스 세무청장은 아울러 "더 나아가면 영국은 그저 조세회피처의 역할을 하는 경제국으로 전락하고 말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회피는 EU 내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구글과 애플 등 미국 다국적 기업들은 법인세율이 12.5%로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차려놓고, 영국과 프랑스 등 다른 지사의 이익들을 아일랜드 유럽 본사에 몰아주는 방식으로 탈세를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만약 영국이 아일랜드 수준으로 법인세를 낮출 경우 구글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은 본부를 영국으로 옮기면서 비슷한 수법을 탈세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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