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여야 ‘법인세 인상’ 공방戰

유일호 부총리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실패 아냐…누리과정, 추경 포함 불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진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는 4일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경제 분야)에서 법인세 인상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대기업 지원을 통한 ‘낙수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과 경제성장의 과실을 저소득층과 나눠야 한다는 ‘분배론’을 근거로 법인세 인상을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상에 따른 기업의 투자 감소 등에 따른 경기 침체를 비롯해 최근 세수 부족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방어막을 쳤다. 정부도 야당의 법인세 인상 공세에 “세금 인상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첫 대정부질문에 나선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1∼4월에 작년 동기대비 약 18조원 세금이 더 걷혔다”며 “경제가 어려워 다들 힘들다는데 정부는 세금을 더 거둬들인 것이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이어 “더민주 법인세 인상안에 따르면 앞으로 1년에 3조원씩 더 걷게 된다고 하는데, 이미 6년치를 걷어간 셈”이라고 야당의 법인세 인상안에 사전 방어막을 쳤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도 이날 대정부질문 사전질의서를 통해 “주요 선진국들은 국제적 조세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라며 “(법인세를) 더 올린다면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고 외국인 투자 위축과 국내 투자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이언주 더민주 의원은 “법인세 최고 세율은 22%로 소득세 최고 세율 38%에 비해 너무 낮아 대주주가 법인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엄청난 사내 유보금으로 연결된다”며 “기업의 엄청난 사내 유보금은 낮은 법인세율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실효세율은 대기업의 경우 17%, 중소기업의 경우 8.5%”라며 “우선 실효 법인세율을 최대한 명목세율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법인세 정상화를 촉구했다.

같은당 민병두 의원은 “법인세에 대한 부가세와 일반 국민의 애국세를 합친 ‘국가소멸 방지세’는 연간 6조 내지 7조원에 달해 기존 저출산 고령화 예산에 추가 여력이 생긴다”면서 기업과 국가의 동반 성장을 위한 재원 마련을 주문했다.

그러나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세금 인상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다른 조처를 한 다음에 할 일”이라며 법인세와 소득세율 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또 “세금을 올리는 것보다는 비과세 감면 정상화를 통해 세수 기반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주장에 대해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에 못 미친 것은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경제 정책 실패보다는 직접적 요인인 세계 경제가 안 좋았던 데 있었다”고 반박했다.

환율 정책에 대해선 “(정부가) 환율에 직접 개입해 저환율이나 고환율을 만드는 것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환율은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 미세조정을 할 수 있을지언정, 그것에 직접 개입하면 그것은 바로 국제적 보복을 당하거나 역풍을 맞는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유 부총리는 정부가 편성하려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을 직접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진표 더민주 의원이 누리과정 국고지원 예산 1조7000억원의 추경 포함 여부를 묻자 “이번 추경은 요건이 주로 구조조정과 관련된 것이라 누리과정에 넣는 건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누리과정 예산은) 2012년에 이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확대로 충당하는 것으로 합의됐다”면서 “추경을 세입경정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재정교부금이 증가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