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하반기 경영 키워드는 “쇄신·재편·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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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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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주요 대기업들의 2016년 하반기 경영 전망은 상반기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10대 그룹들은 기 추진해왔던 사업 구조개편과 구조조정, 내실 다지기 등 생존력 강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사업재편’
삼성그룹은 주춤했던 사업구조개편을 하반기에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화면(LCD) 패널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LED)로 전환하는 등 전자 부문 개편의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중공업발 조선산업 구조조정 및 금융 계열사 이합집산 등이 하반기 삼성그룹의 주요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 사업구조개편의 방향으로 계열사 각자도생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차 ‘브렉시트’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은 최대 관심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다. 정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브렉시트가 현대·기아차 판매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면밀히 점검하고 그 타격을 최소화하라”고 강도 높게 주문했다. 단기간 영향에 그칠 것인지, 유럽대륙을 넘어 전 세계로 불확실성이 확대될지를 예의 주시하라는 것이다.

브렉시트는 일단 위기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에게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차와 가격 면에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 기업PR 브로셔인 ‘2016 현대 블루웨이브’ CEO메시지를 통해 “올해 현대차는 사상 최초로 해외판매 500만대 시대를 열겠다”고 언급했다.
브렉시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SK, ‘혁신’에 방점
SK그룹은 혁신에 주안점을 뒀다. 브렉시트의 현실화,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18개월 연속 수출 감소 등 하반기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내세운 혁신은 세 가지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기업문화의 혁신 △자산관리 혁신 등이다.

최 회장은 “기존의 관성을 버리고 열린 눈으로 일하는 방법을 바라봐야 틀을 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외 환경에 있어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는 자산효율화를 통해 변화의 속도에 맞게 준비에 나설 것도 주문했다.

◆LG그룹 ‘강점을 더 강하게’
LG그룹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7200여명에 달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인력을 연내 6000명 수준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조정 대상 인력 중에는 연구 인력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임원 세미나에서 “기존 산업의 지형에서 파괴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LG의 강점을 고려해 집중할 사업을 정하고 그에 대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융복합 추세에 맞춰 LG만의 강점을 더 높이는 데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맥락에서 MC사업본부 인력 축소는 ‘탈 스마트폰’을 위한 LG전자의 전략이 하반기에 본격화 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GS·한화, ‘내실 다지기’
GS그룹과 한화그룹은 혁신과 더불어 ‘내실다지기’을 강조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 5월 18일 열린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Value Creation Forum)’에서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이라도 한 번쯤 되돌아보고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내실을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우리의 고객과 시장이 어떤 모습일지 부단히 탐구해야 한다”며 혁신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현상유지는 후퇴’라는 기조아래 순조롭게 진행중인 사업도 다시 뒤돌아 살펴보고 미래 먹거리를 찾 기위한 노력을 함께 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2016년을 일류경쟁력 강화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해로 삼겠다고 밝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 하반기에도 ‘혁신과 내실’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닦는데 역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새 식구로 맞아들인 옛 삼성·두산가 기업들과의 시너지 확대를 위한 물리적·화학적 결합 작업을 중점 추진한다. 신사업 진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새롭게 인수한 기업들의 한화화(化)를 통해 시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스코·현대중공업 ‘구조조정’
포스코, 현대중공업그룹은 구조조정이라는 큰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극한의 원가절감’을 내걸고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계열사 구조조정효과를 올 하반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앞서 부실 계열사 매각은 물론 계열사간 합병, 일부 지분 청산 등 상반기에만 10여건의 구조조정을 완료한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하반기 더욱 속도를 내 올해 목표인 35건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솔루션마케팅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 확보에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임원과 전 직책자, 협력사 대표와 소장, 사내체육관 인근 공장 근무자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본사 사내체육관에서 비상경영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아버지 월급론을 언급했다. 권 회장은 “아버지가 100만원을 벌다가 60만원을 벌면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지 아버지가 사장이었을 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경영합리화라는 말이 어울리지 구조조정이라고 하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그는 “동종업계에서 1등이 아닌 사업이 현대중공업 울타리에 있다는 이유로 1등처럼 살아가는 일은 더 이상 없도록 할 것”이라며 “자기가 속한 업종에서 1등이 될 때 비로소 우리 회사가 명실상부한 1등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진그룹 “경영정상화 가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하반기 경영화두는 경영정상화다. 대한항공이 순이익 적자에 빠진데다가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고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룹의 축을 이루는 두 회사가 모두 부실에 빠졌고, 언제 해결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 일가는 900억원 규모의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배구조 강화에 나섰다.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조양호 회장→한진칼→대한항공→한진해운으로 연결돼있다. 한진해운이 흔들리면 한진해운의 지분을 33.2% 보유한 대한항공이 휘청일 수 있고 결국 조 회장의 위기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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