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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현대화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전경 [사진=방성식 인턴기자]
아주경제 방성식 인턴기자 = “정말 억울한데 들어주는 데가 없어요. 구청에선 배수구만 잽싸게 막아버리고 보상은 나몰라라 합니다. 수술비와 치료비가 350만원이나 나왔는데 말이에요.” (최창호, 영천 시장 상인)
지난 5월 23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영양즙 제조를 하는 최창호씨는 퇴근을 하다 봉변을 당했다. 노후된 배수구에 발이 걸려 호되게 넘어졌다. 시장 현대화 공사 중에 땅 위로 들여올려진 기둥 받침 모서리에 얼굴을 부딪혔다. 최씨는 안변부 상악골과 비골이 골절되고 이가 2개나 빠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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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부에 큰 부상을 입은 최창호씨 [사진 = 시민 제보 ]
식당 직원인 권은옥씨 역시 야간에 시장을 지나다 발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어 일주일 넘게 출근을 하지 못했다. 식당 주인은 “시공사가 조명만 설치했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라며 안타까워했다.
서대문구는 지난 3월부터 영천시장 현대화 공사를 하고 있다. 비가리개(천장) 개보수와 CCTV· LED조명 추가, 도시가스·전기 시설 확충, 노후 건물 석면 철거와 바닥포장 등 시장 환경 전반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본래 5월 말 완공이 목표였으나 7월이 된 지금에야 천장 개보수 작업을 마쳤다.
4일 방문한 영천시장은 여전히 공사가 계속되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지난달 30일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천장 틈새로 빗물이 떨어지기도 했다. 한약재 상점 주인은 “매대에 놓아둔 한약재가 몽땅 젖어 수십 만원대 피해를 입었다”며 볼멘소리를 했고, “공사 때문에 손님이 줄어 가게를 내놓은 집도 있다”고 귀띔하는 상인도 있었다.
안전사고 우려도 여전했다. 인부들은 건물 2층 높이(5~6m)에서 작업을 하는데도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공사 현장엔 공사 내용과 기간, 책임자를 명시한 알림판이 비치돼 있지 않았다.
공사 책임 부서인 서대문구 일자리경제과는 “최씨에 대해선 시공사에서 산재 처리를 하도록 조치하긴 했는데, 보험 조사 결과에 따라 보상을 못 받을 수도 있다”며 “작업 위치가 높지 않다고 판단해 안전모를 착용 안 해도 괜찮다고 시공사에 통보했다. 안내판도 큰 공사가 마무리되어 철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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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영천시장 현대화 시공사 인부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천장공사를 하고 있다[사진= 방성식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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