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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 첨단과 서비스의 산둥, 변화하는 중국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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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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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저·금융·의료 등 미래 유망산업 총망라 첨단복합단지 추진

  • 한국의 선진적 기술·콘텐츠 활용…양국 긴밀한 관계통해 도약

옌타이 시 곳곳에는 한국어와 중국어로 적혀있는 한중산업단지를 광고판을 볼 수 있다. [사진 =아주경제 DB ]


옌타이·웨이팡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국 대륙 동쪽, 한국을 향하고 있는 땅이 있다. 바로 산둥(山东)반도. 이곳에 위치한 인구 700만의 옌타이(烟台)시는 인천공항에서 한 시간 남짓 비행기를 타면 도착한다. 한국과의 가까운 거리 탓일까? 옌타이와 웨이팡 등 산둥성의 주요도시들은 한국과 수많은 교차점을 공유하고 있다. 

◆ 한중 FTA 발판 삼아 한국과 함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옌타이

해안 도시답게 탁트인 풍광을 자랑하는 옌타이는 중국 내에서도 소득이 높고 성장이 빠른 도시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으로 GDP는 1035억달러 (한화 약 118조 8000억원)으로 중국내 도시 중 20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높은 소득 수준을 증명하듯 도시 곳곳은 잘 정비가 되어있으며, 청결한 느낌을 준다. 특이한 점은 지나는 길목마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함께 적힌 플래카드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고 현수막에는 ‘옌타이를 선택하여 미래로 나아가자.’, ‘일대일로 전략을 이행하고 중·한 무역 경제협력을 심화하자'라는 문구들이 적혀있다. 한중 FTA 체결 뒤 1년 한국과의 좀더 심화된 협력을 통해 성장을 일궈내겠다는 옌타이의 기대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옌타이 시에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핵심적인 한국과의 협력사업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한중산업단지다. 지난해 11월 한중 양국정부가 양국 통상협력의 시범 프로젝트로 육성하기로도 합의 한 이 산업단지의 규모는 무려 32㎢다. 

한중산업단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산업들의 면모는 매우 흥미롭다. 이제 더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닌 첨단기술과 서비스 산업을 이끌어가는 선진산업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중국의 강력한 의지와 빠른 변화가 그대로 읽히기 때문이다. 

한중산업단지는 서비스 산업에 역점을 두는 동구와 첨단기술과 선진제조 산업을 주로 맡는 서구로 나뉜다. 이들은 모두 10개의 산업클러스터로 구분되는데, 해관에서 승인한 보세상업무역, 국제전자상거래, 문화영상, 관광휴가, 범용항공, 라이프사이언스, 금융보험, 교육과학기술, 의료실버 등이다. 대부분의 산업클러스터가 첨단산업과 3차 서비스 산업에 집중돼 있다. 

한중산업단지는 옌타이 시의 완비된 산업기반 위에 한국의 발전된 기술을 복합해 중국 내에서도 주목받은 첨단·서비스 산업단지를 목표로 한다. 특히 옌타이 한중산업단지에서 주목하는 한국의 기술은 인터넷·스마트 기기와 에너지 절약 및 환경분야 기술, 생명과학과, 물류, 금융 및 문화 산업 등이다. 
 

산둥반도 연안에 위치해 한국과 바다를 마주보고 있는 옌타이는 물류도시로도 명성이 높다. 사진은 옌타이 항 [사진=아주경제 DB]


◆ 의료·문화콘텐츠·디지털 등 중심 한국형 개방경제 표방 

옌타이의 위둥 상무국장은 "양국이 산업협력단지를 공동으로 건설하는 것은 한중 기업 간의 상호투자와 산업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위 국장은 또 "한국은 옌타이 최대의 외국투자 원천국"이라고 지적하면서 "군산을 비롯한 한국의 여타 도시들과도 깊은 교류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까지 3652개의 한국 프로젝트가 옌타이 시에 투자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대중국 투자중 옌타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2분의 1에 달한다. 두산인프라코어, LG 디스플레이 등 유수의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기도 하다. 
 

[사진=아주경제 DB]


이처럼 한국과의 밀접한 교류를 펼쳐온 옌타이는 한국이 도드라지게 앞서는 선진 산업분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옌타이만의 독자적 경제성장 모델을 구축에 나서는 것이 목표로 삼았다. 한국과의 협력이 크게 강조되는 분야는 크게 다음 다섯 가지였다.  

첫번째, 한국의 발달한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 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한다. 한중산업단지에서는 한국에서 발달한 인터넷·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의료, 교육, 문화, 교통에 모두 적용해 스마트 도시 건설에 관한 노하우를 전수받고 교류와 협력을 촉진할 예정이다. 또한 전자정보산업단지의 건설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양국간의 전자상거래 시험구역을 형성할 계획을 짜고 있다.

둘째, 첨단제조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 제조강국을 지향하는 중국 제조 2025 전략과 발맞추어 3D 프린트, 산업로봇, 친환경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의 협력을 강화한다. 

셋째, 에너지절약 및 환경보호 산업에서도 앞선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도입한다. 한중산업단지 내에는 태양열발전, 풍력발전, 에너지절약 건축물, 산업고체폐기물 재활용 등으로 중심으로 한국 기업체와 함께 친환경 산업단지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넷째, 생명과학산업, 의료기기, 신약개발, 재활치료, 미용 성형, 건강검진 등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의료기관과 기업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도 짜고 있다. 옌타이 시는 이를 기반으로 중국 내에서 의료 헬스산업과 돌봄서비스 핵심도시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달에 문을 연 한국형 노인 전문병원인 루예 보바스 재활병원 설립이 대표적 사례다. 늘푸른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보바스기념병원은 중국 루예그룹과 공동으로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에 '루예 보바스 재활병원'을 열였다. 이 병원은 최근 급격하게 고령화되는 중국 노인환자들을 대상으로 뇌 변병 등의 재활치료가 필요한 진료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는 루예그룹에서 모두 맡았다. 그러나 재활전문의 의료 시스템을 물론 의료진과 수중재활프로그램을 비롯한 의료프로그램 등 전문적인 소프트는 모두 한국에서 가져왔다. 투자는 중국이 노하우는 한국이 맡은 셈이다. 

다섯번째는 문화산업 부문이다. 지난 5월 25일에는 옌타이 창의산업단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함께 설립한 한중만화체험관이 문을 열었다.  옌타이의 광고창의 산업단지는 연태시 지부구 남쪽 신도시에 위치했다. 2007년부터 기획과 건설을 시작했으며, 옌타이 시정부가 일본과 한국을 모델로 애니메이션, 디지털 영상제작, 신매체 확장 프로젝트 등 창의적인 문화상품 생산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만든 곳이다. 일종의 문화상품 창작단지인 것이다. 

광고창의단지에 위치한 한중만화체험관에 들어가면 한국의 만화 박물관을 온 것과 같은 착각이 든다. 입구부터 한국인에게 친근한 타요, 라바, 두다다쿵 등의 캐릭터 그림이나 인형이 전시돼 있다. 한국의 만화의 역사에 관한 자료는 물론 최근 한국 인터넷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까지도 전시 디지털 화면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옌타이 광고창의단지는 홍보문건에서 "옌타이는 아시아에서 광고창의 산업과 제작 대국으로 이름이 높은 일본, 한국 두 나라와 이웃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각종 장려정책을 통해 1000개가 넘는 문화관련 기업을 이곳에 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동에서 본 중국의 경제 및 산업의 변신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음 세대의 성장 먹거리를 찾기 위해 민첩하고도 빠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한국은 일부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미래 롤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미래를 개척해가는 옌타이 시와 산둥성의 모습에서 과연 10년 뒤에도 한국이 중국의 롤모델로 남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깊은 의구심이 남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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