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영화와 인생 영화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음, 제가 살면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영화는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요.”
코엔 형제는 미국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형제 영화감독이다. 형 조엘 코엔과 동생 에단 코엘은 1984년 저예산영화 ‘블러드 심플’로 데뷔, 이후 ‘바톤 핑크’로 칸 영화제의 극찬을 받은 뒤 세계적인 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다.
코엔 형제는 공식적으로 감독은 조엘이, 프로듀서는 에단이 맡고 있지만 시나리오를 함께 쓸 뿐 아니라 그 밖의 모든 작업을 공동으로 하기 때문에 서로를 따로따로 떼어놓을 수가 없다.
영화는 미국의 텍사스를 배경으로 모스(조쉬 브롤린 분)이 우연히 시체에 둘러싸인 현장에서 총상을 입고 죽어가는 한 남자와 돈가방을 발견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갈증을 호소하는 그 남자와, 240만 달러의 현금이 든 가방 사이에서 돈가방을 선택한 모스. 그는 집에 돌아온 순간, 두고 온 남자에 대한 가책을 느꼈고 현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빗발치는 총탄 세례와 자신의 뒤를 쫓는 추격자의 존재.
자신을 찾아온 행운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모스와 자신의 동료마저도 죽이며 빼앗긴 것을 찾으려는 살인 청부업자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 분), 그리고 뒤늦게 사건 현장에서 그들의 존재를 깨닫고 추격하는 관할 보안관 벨 (토미 리 존스 분)까지, 세 사람의 꼬리를 무는 추격은 점차 그 결말을 알 수 없는 파국의 절정으로 치닫게 된다.
“사람 인생사는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굴러간다고 느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세상사 굴러가는 법칙’이거든요. 살아가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하죠. 어떤 사건을 지켜볼 때,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그런데 언제나 조금 가혹하고 공평하지 않잖아요. 세상사라는 게요.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가혹하지만 공평하기도 하고요. 그런 모습들을 가장 많이 느낀 영화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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