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보성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골절상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고흥경찰서는 보성지역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치매환자 A(98·여)씨의 쇄골 골절, 멍 자국 등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쇄골 골절로 전치 7주의 진단을 받았다.
A씨 가족에 따르면 지난 2일 가족들은 해당 요양병원에 문병을 갔다가 A씨의 오른쪽 어깨와 등 부위까지 새파랗게 멍이 든 것을 발견했다. 요양병원의 다른 환자가 '너흰 자식이 돼서 할머니 아픈 것도 모르냐'며 다친 부위를 보여주면서 알게됐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병원 측에 A씨가 왜 다쳤는지 묻자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환자들끼리 부딪혀 난 멍자국이다. 할머니가 침대에서 낙상했다. 환자가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진 것 같다"는 등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가족들은 112신고와 함께 A씨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 진료한 결과 쇄골 골절로 전치 7주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해당 요양병원이 A씨의 가족들에게 다쳤다는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골절상을 입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A씨 가족들은 "요양병원 기록에는 '주치의가 6월 26일 멍을 발견했으며 27일 방사선검사를 요한다'고 적혀있었다"며 "병원에서는 할머니가 아프단 이유로 수면제를 처방, 진단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의료진 등이 A씨를 폭행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해 "멍자국과 골절 원인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폐쇄회로TV(CCTV) 녹화 자료를 제출받아 동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고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A씨의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 간병인이 잠시 침대로 옮겼다가 한 눈을 파는 사이 바닥에 떨어진 것으로 폭행이나 학대는 전혀 없었다"며 "어찌됐든 초동대처가 늦었던 점 등 여러가지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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