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또한번 깜짝 실적을 냈다. 2년여 만에 분기 기준 8조원 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다.
갤럭시S7 등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TV와 에어컨 등을 맡고 있는 CE(소비자가전)부문도 약진했다.
이같은 실적 고공행진에 3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경쟁사인 애플의 신제품 출시로 2분기 실적을 견인한 IM 부문은 다소 주춤하겠지만 디스플레이(DP)와 반도체 등 부품 실적이 개선되면서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2분기 깜짝실적 일등공식은 '갤럭시S7'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을 보면 매출 50조 원에 영업이익 8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6조6800억 원)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다. 전년 동기(6조9000억원)보다는 17.4% 증가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4년 1분기(8조4900억 원) 이후 9분기 만에 8조 원 대로 다시 올라섰다.
2분기 실적 향상의 일등 공신은 삼성전자의 IM부문이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이달 말 확정실적 발표 때 나오겠지만, 시장이 추산한 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 원 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이 글로벌시장에서 약 2600만대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 1000만대, 2분기에 1600만대 가량을 각각 판매했다는 계산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S7보다 출고가가 비싼 갤럭시S7엣지의 판매 비율을 55% 가까이 높이는 동시에 부품 원가를 개선했다. 여기에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E·J 등도 수익성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 경쟁사인 애플의 부진이 겹치면서 삼성은 반사이익도 봤다.
또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1조 원이 넘는 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에어컨 수요가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Q9500’ 은 출시 4개월 만에 10만 대를 돌파했다.
올림픽 특수가 겹치면서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2세대 퀀텀닷 SUHD TV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CE 영업이익도 1분기(5100억원) 대비 2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나금융투자는 CE 사업부 영업이익을 9700억 원으로 전망했다.
1분기에 2700억원의 적자를 냈던 DP 부문은 수율 개선으로 2000억 원 정도의 흑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적자가 나는 LCD 부문의 생산을 과감하게 줄이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에 대한 투자와 생산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낸드플래시의 기술우위를 무기로 2조5000억 원 안팎의 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는 지난 1분기 2조6300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50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8조5400억원보다는 3% 증가했다. 비수기인 2분기에 매출액 50조원을 기록한 것은 2014년 2분기(52조3500억원) 이후 2년 만이다.
◇3분기 영업이익 7.2조 전망...아이폰7과 진검승부
상황이 이렇자 오는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51조4000억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이다.
실적 기대감의 근거는 DP와 반도체 등 부품이다. DP 부문은 3분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판매 호조 등으로 수익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역시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낸드의 경우 기업형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다소 비싼 제품의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예고돼 있는 만큼, 이번 분기 실적을 이끌었던 IM부문은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역시 변수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대외 변수가 커졌기 때문에 그만큼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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