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항생제·70년대 박카스... '시대별 1등 의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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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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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시대의 국가적·사회적 환경이 국민들의 일반 의약품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이윤정 단국대 약대 교수팀은 '근·현대사 이후 한국인의 최다 선호 일반의약품의 추이에 대한 연대별 분석 및 종합적 의의에 대한 평가' 논문을 통해 시대별 일반의약품 판매량 추이가 의약품 수요 변화 양상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50년대 한국 전쟁 이후에는 장티푸스나 발진티푸스 등 급성전염병이 돌고 결핵 발병률이 급증했다. 농작물 재배에 쓰인 분뇨 등으로 기생충 감염률도 높았다.

이에 따라 항균제와 항생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항생제 '구아니찡정'의 판매율이 가장 높았으며 유유제약의 결핵 치료제인 '유파스짓', 회충·요충 구제제인 '산토닌정'의 사용량도 늘었다.

1960년대 역시 남북 전쟁의 여파와 위생 불량 등에 따라 항생제 생산량이 가장 많았다. 단 품목별로는 '박카스D'와 '원기소' 등 자양강장제가 상위 10대 목록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당시 비타민 등이 한국인들에게 영양부족을 해결해줄 일종의 '보신제'로 여겨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970년대에는 의료보험제도 도입으로 의약품 사용 장벽이 낮아져 1960년대에 비해 의약품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 그중 자양강장 드링크제가 강세를 보였으며 특히 박카스의 경우 영업사원을 동원한 샘플 공세와 12억원에 달하는 광고비 투자 등으로 시장 입지를 굳혔다.

1980년대는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고령화 사회가 진전되기 시작했다. 자양강장제의 인기는 여전히 굳건했으나 인삼을 원료로 사용한 자양강장제인 '원비D'와, '삼정톤'도 새로이 등장했다. 현재까지도 많은 수요를 보이는 '우루사'와 '까스활명수'가 이 당시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1990년대는 일반의약품 시장의 황금기로 꼽혔다. 계절별 특수품목까지 등장했으며 일반의약품 비중이 58.7%로 전문의약품(41.2%)보다 많았다.

박카스는 '박카스F'로 이름을 바꾸고 다양한 광고를 통해 1위 자리를 지켰고 판피린은 액체 감기약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고수했다. 붙이는 외용소염진통제 시장에서는 트라스트와 케토톱 등이 경쟁을 벌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전문의약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의약품 비중 60%를 넘겼다.

다만 이 시기 정부의 약제비 부담이 커지면서 케토톱 등 일부 의약품목이 비급여로 전환되기도 했다.

2010년 이후에는 박카스가 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바뀌면서 의약품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와 동시에 인사돌과 우루사, 까스활명수큐, 아로나민 등 출시 30년이 지난 의약품들이 꾸준히 강세를 보였다.

최근 도드라지는 현상으로는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온라인 등 편리한 판로를 통해 건강보조식품을 구매하면서 약국에서 판매하는 건강보조 의약품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연구팀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확대와 새로운 의약품의 고전이 의약품 시장 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정부의 약가인하정책과 의약품 재분류 및 기등록 제품 재평가 등으로 제약업계의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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