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 대한제국 활동상 담긴 '타임캡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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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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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DC 공사관 건물에서 19세기 말∼20세기 초 엽서, 명함, 초청장 등 15점 발굴돼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의 1906년 2월 결혼식 초대장[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에서 120년 전 결혼식·전시회 초청장 등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지난 4월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 2층의 벽난로를 해체하던 중 엽서, 명함, 전시회·결혼식 초청장, 크리스마스·신년 카드, 성경학교 초대장 등 120년 전 공사관의 대외 활동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 15점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자료들 가운데에는 을사늑약(1905년)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뺏긴 상태였던 1906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가 공사관에 보낸 자신의 결혼식 초청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당시 워싱턴 사교계의 여왕으로 불렸던 앨리스는 1905년 9월 경운궁(현 덕수궁)을 방문해 고종 황제를 알현하고 어진 사진을 받기도 했다.
 

1892년 캐나다 출신의 풍경화가 조지 로버트 브뤼네가 보낸 전시회 초청장[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이 밖에도 캐나다 출신의 풍경화가 조지 로버트 브뤼네(1851~1916)가 1892년 열었던 전시회의 초대장, 영어·일어 사전, 현지 교회 관련 문건들, 미 여성화가 에디스 하워스가 직접 그린 크리스마스·신년 카드, 버지니아주의 댄빌 군사학교 전경이 그려진 엽서 등이 있다.

오수동 재단 사무총장은 "공사관 복원 과정에서 시기와 초청 주체, 수신과 발신 주소 등이 모두 확인된 유물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외교권도 없는 작은 나라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한제국의 외교관들이 매우 활발히 활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은 지난해 10월부터 복원에 들어갔으며, 내년 상반기 박물관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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