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주요 20개국(G20) 통상장관이 중국 경제도시 상하이에 모여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에 따라 고조되고 있는 보호 무역주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다자무역체제 지지, 포용적인 국제 무역 가치사슬 구축 등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데 공감대도 이뤘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G20 통상장관이 9일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 샹그릴라호텔에 모여 보호 무역주의, 중국 철강 공급과잉, 세계 경기둔화와 해결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9일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G20 통상장관은 물론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 관계자를 포함한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 의장을 맡은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 부장(장관 격)은 축사를 통해 "글로벌 통상무역이 바닥을 헤매고 글로벌 투자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도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G20은 글로벌 경제협력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글로벌 경제 안정·성장을 이루는 중대한 사명을 안고 있다"며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하고 투자정책 공조와 협력, 포용적인 가치사슬 구축 등에 대해 각국과 소중한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고 회의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각국 통상 장관은 특히 브렉시트 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심화에 우려를 표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지속에 주목했다.
로버트 쿠프먼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세계화를 역행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앞서 무역 확대정책을 주도했던 세력의 각국에서의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가오 부장은 "각국이 개방·포용·협력·공영의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식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철강시장의 혼란의 원흉으로 지목된 중국 철강의 공급과잉에 대해서는 중국과 세계 각국이 다소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중국은 공급과잉 해소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최근 보호무역주의 심화로 중국이 반덤핑 공격의 희생량이 되고 있다"며 "중국의 낮은 생산효율, 노동생산성 등은 고려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중국이 보다 과감한 대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로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세계 무역 경기침체가 올 3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세계 무역 증가율이 5년 연속 3%를 밑돌며 지난 30년래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G20 회원국은 세계 무역의 80% 경제 총량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역량으로 이들의 행보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좌우한다. 하지만 최근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G20의 무역거래가 예전의 활기를 완전히 잃은 모습이다. 지난해 G20의 수출량은 전년 대비 11.3%, 수입량은 13%씩 급감했다.
투자도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유엔무역발전회의(UNCTAD)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38%가 늘었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최고 수준에는 못 미치는 증가율로 심지어 올해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은 올해 투자규모가 전년대비 10~15%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9일 개막한 G20 통상장관 회의는 10일 다자무역 체제 지지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체택한 후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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