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9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출사표를 던졌다.
5선의 정병국 의원(경기 여주·양평)과 4선의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은 10일 오전과 오후 잇달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 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인물은 앞서 김용태(3선·서울양천을), 이주영(5선·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이정현(3선·전남순천시) 의원을 포함해 총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비박(비박근혜)계 유력주자로 거론됐던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갑질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이 강한 수평의 시대로'라는 슬로건을 앞세우며 당 대표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정 의원은 특히 새누리당이 그간 ‘갑질의 정치’를 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대기업과 소수 위주의 경제정책을 강화했고, 지난 4·13 총선에서는 천박한 계파 싸움만 했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새누리당의 오만한 갑질부터 없애야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면서 "무엇보다 지금 국민의 명령은 바로 갑질 사회를 끝내라는 것"이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정 의원은 차기 당대표로 선출되면 △당의 수평적 민주주의와 현장정치 △수평적 경제민주화 달성 △개헌논의에 나설 것임을 3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의 원조 쇄신파로 불린 이른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그룹 소속으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지원도 등에 업고 있다.
이에 대한 맞수격으로 친박(친박근혜)계인 한선교 의원도 이날 오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당권 도전을 공식화 했다.
한 의원의 "원래 태생 친박(친박근혜)으로서 비박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계파를 청산할 수 있다"면서 계파청산을 통한 새누리당의 간판 교체를 선언했다.
한 의원은 당내 강성 친박계 의원들과 거리를 두며 차별화를 시도, 당의 쇄신과 내년 대선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희생하는 '친박'다운 차기 당대표 역할론을 내세운 것이다.
그는 특히 당대표가 되면 공정한 대선관리를 통해 정권 재창출을 하겠다면서, 무엇보다 원외 당원과의 소통강화를 위해 당협위원회를 '민생정당의 전진기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한 의원은 △중요 보직에 젊고 참신한 인사 전면 배치 △동지적인 당청관계 △당을 중심으로 한 민생정책 특위 출범 △공정한 대선 관리 △원외 당협위원장 참여 확대 등을 공약했다.
이들에 더해 비박계 홍문표 의원도 이르면 11일 당 대표 출마선언이 예상되고, 친박계 원유철·홍문종 의원도 전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친박계 좌장인 8선의 서청원 의원의 출마여부다. 당초 출마를 고사했던 서 의원이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추대론'이 거세지면서 친박계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그 대척점에서 비박계 유일 여성 4선인 나경원 의원이 "서청원 의원이 나온다면 전대 후 당의 모습이 국민께 가까이 가기는 어렵다"라며 출마를 시사한 터라, 새누리당의 당권경쟁은 이번 주를 기점으로 경쟁구도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병국 의원은 서청원 ·나경원 의원을 향해 "출마(하려는) 의지는 자기로부터 나와야 한다. 누가 나오면 나도 나오고, 누가 추대를 하면 나가고, 이런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바로 세울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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