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댈러스 사법당국은 경찰 5명을 매복 저격한 마이카 존슨과의 대치 끝에 폭탄을 실은 로봇을 투입해 범인을 살해했다. 경찰이 범인 공격을 위해 폭탄 로봇을 동원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댈러스 경찰은 이것이 경찰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봇 투입으로 경찰의 군대화와 원격 조종 로봇 이용의 통제, 치안유지 활동 범위와 관련해 논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금껏 경찰은 로봇을 폭탄 제거나 현장 감시 활동에 이용해왔다. 범인과의 대치 상황에서는 범인의 위치를 파악하는 목적으로 이용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서장은 상황 해결을 위해 폭발물을 팔에 안은 ‘폭탄 로봇’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범인 근처로 다가갔고 폭발물이 터져 범인은 사망했다. 서장은 “다른 방법은 경찰들을 더 큰 위험으로 몰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전현직 경찰들을 비롯해 시민들은 일반적인 치안유지 활동과 전투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뉴욕타임즈(NYT)는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들은 이번 로봇 투입이 과도한 무력 사용일 수 있고 범인 공격에서 로봇 이용의 전례를 남겼다며 전국 경찰들이 동일한 전술을 이용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전직 대테러 관리였던 릭 넬슨은 NYT에 “현재 전장에서 드론 사용이 일반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력 사용 현장에 경찰 인력이 빠지고 원격 조종을 통한 비대면 전술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장에서 목적은 상대를 죽이는 것이지만 치안활동의 목적은 그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다른 경찰들은 이번 결정을 지지하며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시간 8일 윌리엄 브래튼 뉴욕 경찰은 TV 인터뷰에서 댈러스 경찰의 방식을 정확히 알아봐야겠지만 “우리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대는 경찰 다섯을 죽였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이 저격수를 동원해 범인을 사살할 수는 없었는지, 또한 경찰이 범인의 투항을 더 기다리지 않은 이유 등 의문은 남아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나 워싱턴대학교 로스쿨 교수인 리안 칼로는 저격수 동원이나 로봇 이용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법원은 로봇 이용에 법적 문제를 찾지 못할 것이며, 누군가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때 경찰이 위험한 방식으로 자신을 몰아가야 할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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