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많은 일상, 우거진 숲과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 물을 벗 삼아 명상을 즐기며 잠시 벗어나고 싶단 생각에 지체 없이 짐을 꾸려 경기도 가평, 용추계곡으로 떠났다.
그늘이 우거진 계곡 물가에 자리 잡고 앉아 매콤한 매운탕에 밥 한 그릇 뚝딱 비워낼 즈음, 어깨를 짓누르던 피로와 스트레스는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에 머리가 '쭈뼛쭈뼛'…용추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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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후라 더 파랗고 선명한 용추계곡의 푸른 물줄기. [사진=기수정 기자]
잔뜩 우거진 진초록빛 숲의 암벽과 능선을 끼고 굵직한 ·물줄기가 휘휘 굽이치는 곳곳에 천연 수영장이 있고 잔잔한 자같밭의 계곡이 이어져 여름 피서지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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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여행객들의 모습[사진=기수정 기자]
상류는 사람이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험해 '접근 금지' 표지판이 붙어 있지만 곰바위·소바위·미륵바위·용세수대야바위 등 기암이 몰려 있는 하류의 용추폭포 일대에는 유원지가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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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여행객들의 모습[사진=기수정 기자]
계곡을 따라 6㎞ 정도 오르다 보면 아홉 마리의 용이 몸을 흔들며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추폭포를 만날 수 있다. 그밖에 용추계곡 주변에는 옥녀봉과 물안골·수락폭포·경반계곡 등 관광지가 많다.
용추계곡은 아직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천혜의 경관을 보유해 수도권 계곡 중 으뜸으로 꼽힌다. 여름철은 여름철대로 우거진 숲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고 가을은 붉게 물든 단풍 덕에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계곡에 발 담그고 앉아 '든든한 한 끼'…일석이조의 즐거움
시원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명상을 즐기다가 지루해질 때쯤 한바탕 물놀이를 하고 나니 슬슬 시장기가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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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계곡 뜰에서 판매하는 민물매운탕. 무와 감자, 깻잎 등을 넣어 민물고기의 비린내를 제거한 민물매운탕.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기수정 기자]
제아무리 시장이 반찬이라 해도 맛없는 음식으로 대충 채울 수는 없는 법. '입맛 돋우는' 별미로 나들이의 정점을 찍는 것이 좋겠다.
용추계곡에 자리 잡은 '용추계곡 뜰'은 계곡 물에 풍덩 뛰어들었다가 올라앉아 바로 따뜻한 밥상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메기, 쏘가리 등 민물고기를 넣고 무와 감자, 고추장 양념 등을 넣고 오랫동안 끓여낸 민물 매운탕의 칼칼한 맛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내기에 그만이다.
매운탕을 비롯해 한방오리 백숙, 닭볶음탕, 감자전, 도토리묵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지만 이곳의 인기 메뉴는 엄나무 닭백숙이다.
진한 국물이 일품인 엄나무 닭백숙 덕에 이곳 용추계곡 뜰은 가평군수가 인정한 100대 메뉴에 등록되기도 했다.
좀 더 특별한 보양식을 즐길 수 있다면 염소 전골을 판매하는 뚝마루 가든으로 가보자.
보양 요리의 재료인 염소고기는 떨어진 기력회복에 좋은 먹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오리고기를 매콤하게 요리한 전골로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먹기에 부담이 덜하다.
뚝마루가든 역시 개울가 다리 밑 평상에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낚싯대를 빌려 유유자적 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개울가 근처에서 야영할 수 있는 이곳은 염소 전골 외에도 한방 토종닭백숙, 잡어 매운탕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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