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 결정 이전 미국 고위관료가 청와대 인사와 만나 사드 문제를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사드 배치 밀실 개입설이 나오면서 청와대가 국방부를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는 논란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서면브리핑 내용을 공개하고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 전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가 청와대 고위관리와 면담을 갖고 사드 배치 결정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미 국무부 서면브리핑은 지난달 24일자로, ‘7월 2일부터 5일까지 로즈 차관보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전략적 문제의 범위(a range of strategic issues)를 논의하기 위해 외교부와 청와대의 고위 관리(senior officials)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적시돼있다.
그는 “당초의 방한 취지대로라면 이 기간 중 청와대 고위관료를 만나 한미간 전략적 문제인 사드 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국무부 언론브리핑이 거짓이 아니라면 로즈 차관보와 청와대 고위관료가 미국의 전략적 문제인 사드 배치를 논의했을 것이 확실한데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가 이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되풀이 되고 있는 폐쇄적이고 독선적인 행정이 결국 한반도를 신냉전 소용돌이로 내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즈 차관보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3박4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로즈 차관보는 미국 미사일방어(MD) 정책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당시 국방부는 로즈 차관보 방문과 관련, “사드 관련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2일부터 4일까지의 방한 일정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사드 관련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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