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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의 차 한 잔] 선학원의 새로운 100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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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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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니스트(문학박사)

선학원에서 공사중인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조감도 [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선학원은 조계종을 창종한 주체로서 종교를 초월해서 존경을 받고 있는 애국지사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인 만해 한용운이 세운 승단이다. 일제 강점기라는 암흑기에 우리 민족의 자존심으로 끝까지 남았던 만해 스님은 그토록 염원했던 대한 독립을 보지 못하고 한 해 전인 1944년 6월 29일 안타깝게 입적했다.

선학원은 만해 한용운의 입적 72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제2회 만해예술제를 지난 6월 18일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서 봉행했다. ‘거짓의 시대, 만해를 생각한다’를 주제로 열린 올해 만해예술제는 새로이 선보인 창작안무와 만해시 창작곡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만해예술제에는 만해 스님의 딸 한영숙 여사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서울 성북구청(청장 김영배)은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시인인 만해 한용운 선사를 추모하는 72주기 추모제를 지난 6월 29일 성북동 심우장에서 개최했다. 성북문화원과 재단법인 선학원·정법사가 주관하고 국가보훈처·만해 한용운 선양지방정부협의회·구가 후원한 행사에는 불교 전통 추모제인 '다례'와 더불어 창작뮤지컬, 인디밴드 공연 등도 마련돼 일반인도 즐기며 만해에 대한 존경과 추모를 전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법인관리법’이라는 특별법을 만들기 전까지는 송담스님의 용화선원과 마찬가지로 선학원은 아무 문제 없이 잘 운영됐다. 그러나 조계종이 특별법을 제정하고 이사장 등을 ‘멸빈’시키자 조계종과의 결별을 단호하게 선언하고 이제는 ‘종단’으로 발전했다. 오는 10월 6일부터 11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교육도량인 부산 금정사에서 재단법인 선학원은 제2회 사미 · 사미니계 수계산림 및 행자등록을 할 것이라 지난 7일 공고했다.
 

법진스님[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같은 날 열린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회에서 제19대 이사장에 법진 스님이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9월 18일부터 4년간의 임기가 시작되는 법진스님은 이로써 제17대부터 세차례 연임에 성공한 첫 이사장이 됐다. 만해 사상의 계승에 앞장서 온 법진 이사장은 대한불교조계종과의 문제가 끝나지 않고 진행중인 가운데, 힘드시더라도 한 번 더 희생의 결단을 내려 달라는 이사 전원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선학원 설립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법진스님은 “선학원의 100년 역사와 미래 100년의 틀을 다진다”는 각오로 수용했다고 전한다.

이에 앞서 열린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조계종 전 호계원장이었던 법등 스님(전 호계원장)은 "건강이 좋지 않다"며 조계종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을 공식 사퇴했다. 법등스님은 “조계종과 선학원은 한 뿌리”임을 강조하면서 선학원 측에 중앙종회의원 2석, 원로의원 1석, 참정권 부여, 선학원 임원진 멸진 해제 등을 빅딜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최근까지 110여 곳의 선학원 분원(전체의 3분의 1정도)에서 ‘조계종단과 선학원 현안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동의서’에 서명받는 등의 성과(?)를 올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퇴했다.

선학원은 줄곧 조계종<종헌> 9조 3항 개정과 ‘법인관리법’ 폐지 등의 원칙을 고수했다. 한 관계자는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조건은 다 수용할 수 있어도 법인관리법이 있는 한, 선학원은 언제든지 조계종에게 ‘접수’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조계종 측에서는 ‘선학원 2013. 4. 11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가처분 소송에 대해 각하 및 기각을 판결하면서 ‘선학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진 스님은 “조계종이 조속히 법인관리법을 폐지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학원과 함께 위기에 처한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비젼을 세우고 멀리 보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 화두”라는 취지를 전했다.
 

만해 한용운[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요즘 세상이 너무 고통스럽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마저 퇴색해 버린 지금이다. 아무쪼록 조계종이 21세기 종교와 신앙을 초월한 ‘영성’의 시대를 맞이해 하루 빨리 만해 선생의 선학원 시대 초심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포용성이 없는 종단은 자멸할 따름이다. 한 뿌리인 선학원과 ‘원융화합’을 위해 특별법을 파기하는 대승적인 모습을 더 늦지 않게 보여주기를 조계사를 자주 참배하는 불자로서 간곡히 염원하고 또 염원한다.

※ 이 칼럼은 사부대중이 맑고 밝은 구도의 길을 가기 위한 자성과 쇄신이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일부 전문가와 신도들의 우려를 전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이는 일방의 의견일 뿐 다른 해석과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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