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아이파크 면세점 내부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한미 군 당국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내 배치를 결정함에 따라 중국 관광객 일명 '유커'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강경한 반대 입장 발표에 자칫 유커들 사이에 반한 감정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업계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2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 1위이자 매출액에서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롯데면세점의 경우 이번 사태로 인해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2014년 3년간 245만명의 외국인을 직접 유치했으며, 중국인의 경우 2014년 전체 방한 중국인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130만명을 유치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중국인의 방문 규모는 더욱 커져 173만명의 중국인이 롯데면세점을 들렸다.
롯데면세점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별한 동향은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역시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관광산업 전반에 걸쳐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변화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이 기우라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인들도 사드의 정치적 사안을 알고 있지만 자신들의 쇼핑이나 여행과 연관지어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며 "오히려 상품의 안전이나 위생 문제 등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사안이 아니라면 의외로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섣부른 경제 조치가 그들의 외교적 입지에 역풍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어 '국가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발언 이후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작년 메르스 사태 때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면서 "이처럼 면세업은 환경변화에 매우 민감한 고위험군 사업으로 지난 35년간 수많은 기업들이 면세업을 포기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정부가 경제 보복을 가한다면 이 또한 큰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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