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수출 부진에 내수 침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 경제보복 가능성, 여기에 일본 양적완화로 인한 국내 기업 수출 경쟁력 약화 등 한국을 둘러싼 국내외 경제 상황은 암울하기만 하다. 서민의 삶은 팍팍해지고 저성장이 고착화됐다는 지적은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대박을 친 곳이 있다. 바로 정부다. 올들어 5월까지 정부가 걷은 세금은 1년 전보다 19조원이나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12일 발표한 '7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세수입은 11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5월(93조7000억원) 대비 19조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한 해 동안 걷기로 한 목표 금액 가운데 실제 걷은 세금의 비율인 세수진도율 역시 7.2%포인트 높아진 50.6%를 기록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2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조5000억원 늘었다.
작년 12월 말 결산법인의 실적이 개선되고 비과세·감면 항목을 정비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까지 소비실적이 개선되면서 부가가치세는 5조5000억원 증가한 28조7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올해 6월까지 이어진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소비진작책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민간소비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고 올해 1분기는 2.2% 늘어났다.
소득세는 자영업자 종합소득세 신고실적 개선, 부동산 거래 활성화와 근로자 명목임금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조6000억원 늘어난 30조2000억원이 걷혔다.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 등을 포함한 기타 세수는 13조8000억원이 걷혀 전년 동기 대비 1조3000억원 늘었다.
세수가 늘어나면서 통합재정수지는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세외수입과 기금수입 등을 합친 총수입은 179조8000억원, 총지출은 그보다 적은 175조4000억원이었다.
기재부는 "종합소득세 신고실적 개선 등에 따른 세수실적의 긍정적 흐름으로, 재정수지가 지난달에 이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가 어려운데도 19조원의 세금이 더 걷힌 것에 대해 세금 과다징수 논란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국세청 업무보고에서 올해 들어 세금이 많이 걷힌 이유를 놓고 '과다 징수'이며 국세청이 세무조사등을 통해 국민 호주머니를 턴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임환수 국세청장은 "세무조사로 추징되는 세수는 전체 내 국세의 2~3%에 불과해 영향이 미미하다"며 "세수 증가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비교해서 생기는 착시효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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