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은 지난 7일 종합지 기자들과 만나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중은 개 돼지다”라면서 “이런 멘트가 나온 영화가 있었는데”라고 물었다. 기자들이 ‘내부자들’이라고 알려주자 나향욱은 “어, ‘내부자들’”이라면서 “(민중을)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다시한번 못 박았다. 그러자 정부, 여야 국민들 할 것 없이 맹비난을 받아 파면됐다.
이 대화에서 언급된 ‘내부자들’은 부패한 정치가, 언론인, 기업가들의 이야기다. 해당 대사는 영향력 있는 종합 일간지의 논설주간 백윤식이 비리를 일삼는 대기업 재벌에게 들끓는 여론을 무마해버리라고 조언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가 정확한 워딩이다.
서민들을 노골적으로 일개미 취급하는 대사도 나온다. “부자들은 여왕개미, 법 만드는 사람은 수개미. 너는 병정개미야. 체납세금 50억? 그거 별거 아니야. 월 200만원 버는 일개미들, 회사원 저런 애들이 한달에 갑근세다 건강보험이다 뭐다 월 30만원 정도 떼고 받거든? 저런 애들 1만6666명이면 50억 그거 한큐야. …(중략)…‘세금 드럽게 많이 떼네’ 좀 투덜거리는 소리만 들어주면 50억, 100억, 1000억 그거 문제도 아니야, 일개미들만 있으면. 그게 일개미들 숙명이야.”
500억대 악덕 체납자는 “회장님, 암만 봐도 우리나라 참 살기 좋은 나라 아닙니까?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젤 좋은 건요, 없이 사는 것들이 지들끼리 치고받아 준다는 겁니다. 지들끼리 멱살잡고 죽어라 싸워주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부려먹기도 쉽고요”라며 웃는다.
개탄스러운 현실에 소설가 조정래 씨도 나섰다. 12일 한민국의 교육 문제를 진단한 작품 ‘풀꽃도 꽃이다’ 기자간담회에서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개돼지 발언’에 대해 “민중이 개 돼지라면 공무원은 기생충이나 진딧물이다”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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