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전날 17시간의 고강도 수사를 받고 13일 새벽에 귀가한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이 재소환됐다. 이날 새벽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온 강 사장은 정치권 로비 의혹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그런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롯데홈쇼핑 재승인 당시 로비 의혹을 받는 강 사장은 같은날 오전 9시 25분 다시 검찰에 출석했다. 강 사장은 취재진을 피해 청사 옆문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강 사장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지난해 4월 미래부의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 때 형사처벌 관계자 2명이 누락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혐의(방송법 위반)와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구입해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1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강 사장을 비롯한 롯데홈쇼핑의 임직원들이 차명 휴대전화인 이른바 '대포폰'을 사용해 로비를 벌인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총 9대의 대포폰을 활용해 재승인 심사 즈음에 관련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강 사장은 이 중 3대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 사장의 구속여부에 관해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검찰의 고강도 수사 태도에 비춰 구속가능성이 높다는 의견과, 자금의 용처확인이 어려운 경우 구속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편, 강 사장의 검찰 출석과 더불어 이른바 '신동빈 가신 3인방'으로 불리는 그룹 수뇌부의 줄소환 여부도 관심이다. 12일 소진세 그룹협력단장의 검찰 소환 보도가 일부 흘러나왔지만 롯데그룹 측은 아직 정해진 일정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이들 그룹 수뇌부의 소환이 임박했다는 분위기다. 현재 소진세 단장의 경우 검찰과 출석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의 검찰 소환에 관한 구체적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검찰 일각에서도 이들이 수사의 최정점에 위치한 인물인 만큼 소환에 조심스런 입장이다.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 등은 이미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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