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전 계열사 임원 소집령을 내렸다. 하반기 산적한 계열사의 현안과 금호타이어 인수를 마무리 지어 숙원인 그룹 재건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 수입금지나 비관세장벽 등의 보복조치에 나설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박삼구 회장은 이를 극복할 대응책 마련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재계 총수들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 올해 하반기 위기 대응을 강조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사드 리스크’ 등을 우려해 오는 18일 해외법인장 회의를 소집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지난 5일 임원세미나에서 “최근 브렉시트 등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마저 감지되고 있다”며 대외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는 15일 경기 용인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에서 ‘2016 하반기 임원 전략경영세미나’를 가질 계획이다. 오전 8시부터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24개 계열사 임원 149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직접 전략경영세미나를 주재하며 하반기 산적한 그룹 현안을 논의하고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반기 그룹 계열사 현황 및 실적 보고를 받고 하반기 경영계획 등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드 배치라는 변수를 만난 중국시장과 브렉시트 등 글로벌 위기에 대한 대응책 등 주요 현안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그동안 한·중우호협회장을 역임하며 ‘민간 외교관’을 자처해 중국내 유명 인사들과 친분을 다져왔다. 하지만 양국간 외교적 갈등으로 중국 사업 비중이 큰 핵심 계열사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에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박 회장은 올해 상반기 진행된 임원 전략경영세미나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이윤경영’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지난해 금호아시나그룹 24개 계열사는 매출 10조6405억원, 영업이익 2333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손실이 1378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 증가한 1조476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한 587억원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 감소한 7017억원, 영업이익은 66% 줄어든 151억원에 그쳤다. 최근 증권가 등에서 내놓고 있는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박 회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 핵심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약 1조원 가량의 자금 확보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국내 6번째 저비용항공사(LCC)로 운항을 본격 시작한 에어서울의 안전운항과 오는 10월 국제선 취항 계획 등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외 경기 상황이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라는 큰 숙제와 함께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 자동차 수요 둔화는 타이어 공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사드 배치에 따른 파장이 어느정도 확산될지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중국 남경에 2곳, 천진과 장춘에 각 1곳씩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가 중국 현지 생산 공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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