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최신원 “리더십은 깃대를 누가 먼저 꽂느냐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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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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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사진=SK네트웍스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리더십은 ‘깃대’를 누가 먼저 꽂느냐가 중요하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기업가로서의 리더십을 이렇게 정의했다. ‘깃대’란 바로 솔선수범을 뜻한다.

최 회장은 "어떤 회사도 제대로 되고 안 되고는 회장에게 달렸다”고도 했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2012년 경기도 파주에서 김장 5000포기 담그는 일을 직접 도왔다. 다른 임직원들과 똑같이 시작해서 함께 끝냈다. 그가 회장이라고 해서 뒷짐지고 기념사진 찍는 일에서 그치지 않았다.

1952년 3월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난 최 회장은 담연(湛然) 최종건 선경그룹(현 SK그룹) 창업자의 둘째 아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의 사촌 동생이다.

경희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했다. 선경 전무와 부사장, SK유통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쳐 SKC 회장에 올랐다. 2016년에는 SK그룹의 뿌리와도 같은 SK네트웍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19년 만에 SK네트웍스 경영에 복귀했다.

지난 4월 7일 오전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본사 로비에 설치된 부친 동상에 큰 절과 함께 묵념을 한 뒤 1층에서 18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하며 전 직원들의 손을 잡고 첫 상견례를 했다.

또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개척과 도전 정신으로 대변되는 창업정신을 되살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기업 문화를 만들자”고 격려했다.

최 회장의 멘토는 부친인 담연이다. 그는 부친의 창업정신인 ‘도전과 열정’을 후대에 계승하는 것을 생애 마지막까지 해내야 하는 자식된 도리이자, 기업가로서의 숙명이라고 여기고 있다.

최 회장은 “창업의 어려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떻게든 닥친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며 "숟가락이 없으면 젓가락으로, 이마저 없으면 손으로라도 밥을 먹어야 하듯,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친이 SK를 창업할 때도 숱한 역경이 있었다"며 "전쟁 뒤 폐허 속에서 그는 도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친은 돈도 없었고, 온전한 설비도 없었을 때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불경기가 심할 때는 반년 이상 직원들 월급을 못 줄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다양한 신제품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면서 “그럼에도 선친은 자신감에 넘쳤다. ‘삼성에 이병철이 있다면 선경에는 최종건이 있다’며 제대로 된 기업을 만들어보겠다고 뛰었다. 그 열정이 오늘날의 SK그룹을 만든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 그가 SKC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을 당시 회사는 외환위기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주력사업인 비디오테이프 등 미디어사업이 한계에 이르러 기업의 외형은 물론 재무적으로도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이에 최 회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CD사업에서 철수하고 비디오테이프사업을 분사시키는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고 대신 화학과 필름 부문을 확대했다.

2007년에는 디스플레이 소재사업을 분사해 미국 롬&하스와 제휴 합작한 SKC하스를 설립했고,. 같은해 말 반도체 실리콘 소재 등을 생산하는 솔믹스(SKC솔믹스)를 인수해 파인세라믹 사업에 진출하는 등 IT소재 부품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2007년 SKC 노사는 ‘항구적 무분규’ 선언을 했다. 이는 최 회장의 스킨십 경영이 일궈낸 성과였다. 비결은 간단했다.

최 회장은 “회사는 구성원을 위해 지원할 방법을 찾고, 노조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면서 회사 발전에 기여하면 된다"며 "나는 직원을 모두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평범한 진리를 최 회장은 사심없이 몸소 실천했기 때문에 직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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