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 확산하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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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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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 시위대까지 등장, 자발적 사회운동 자리잡아

[사진=ABC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the Black Lives Matter)운동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 운동에는 흑인 뿐 아니라 일부 백인들까지 동조하고 나서며 13일(현지시간)에는 미네소타주에서 백인과 흑인이 함께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미국 지역 일간지 '스타 트리뷴'에 따르면, 40∼50명으로 이뤄진 시위대는 출근 시간인 이날 오전 7시 50분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를 관통하는 35번 주간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45분 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 6일 미니애폴리스 인근 세인트 앤서니 시에서 교통 검문 중 경관의 총격에 사망한 흑인 필랜도 캐스틸(32) 사건에 항의하는 뜻에서 기습 시위를 기획했다.

주 방위군과 경찰은 시위 인원 41명을 체포하고 90분 만에 도로를 다시 열었다. 출근 시간에 도로가 막히면서 주변에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미네소타 지부는 성명에서 "우리의 운동에 유대감을 나타내고 미국 전역에서 끊이지 않는 흑인 사망 사건을 비난해온 백인과 비흑인이 연합해 고속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처럼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미 전역에서 인종을 넘어 확산하자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이 운동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패트리스 컬러스(32), 앨리시아 가르자(35), 오펄 토메티(32) 등 흑인 여성 3명이 주축이 돼 만든 운동이다.

세 사람은 2012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흑인 청년을 살해한 히스패닉계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이 정당방위로 무죄 선고를 받고,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흑인을 총으로 쏴 죽인 경찰이 가석방되는 등 판결이 이어지자 이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운동을 미 전역으로 확산시켰고, 온라인에 머물던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2013년 이후 영역을 거리로 확장했다.

2014년 여름 경찰에 목 졸려 살해된 에릭 가너,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으로 사망한 마이클 브라운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과 사법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에서 주요 슬로건으로 자리 잡았다.

이 운동의 공동 창시자 중 한 명인 컬러스는 "시위 조직은 한 사람 또는 조직 내 몇 사람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른 것"이라면서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거리로 나가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스스로 거리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반(反) 흑인 차별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면서 미국 민주주의 안에서 존엄성을 유지하고 존경을 받으면서 살아갈 흑인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과 종종 연계하는 또 다른 사회 정의 단체인 '꿈의 수호자들'의 활동가 우미 셀라는 "이 나라에서 빈곤하게 사는 흑인의 삶의 질에 대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흑인 인권운동을 이끄는 랠리크 헤이예스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본질에서 반경찰, 반백인 운동도 아니며 다른 인종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다는 뜻도 아니다"라면서 "인간을 도구로 보는 시스템에 시각에 대항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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