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퇴위,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1월 26일 아키히토 일왕(오른쪽)과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가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아키히토 일왕이 일왕이 13일 생전에 양위의사를 밝히면서, 일본 내에서는 관련 법률 개정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일본의 왕위계승 순위 등 일본 왕실의 제도와 구성에 대해 정해놓은 '왕실전범'에 따르면 일왕은 생전에 양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만 82세인 일왕은 69세였전 2003년에 전립선압, 78세에는 심장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았다. 재활이나 테니스 등 평소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나이가 들어가면서 청각도 안좋아지면서 공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특히 지난해 8월 15일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묵념과 추도사를 하는 부분에서 발언의 타이밍을 놓치는 등 실수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왕실의 사무전반을 담당하는 궁내청 관계자에 따르면 생전 퇴위의향은 최근이 아니라 5년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근세 이전에는 천황의 생전 퇴위가 자주 있었지만, 메이지 시대와 전후에 제정된 왕실전범에서는 일왕의 생전 양위를 인정하지 않고있다.
일왕이 미성년이거나, 중대한 질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되었을 때 왕실전범 제 16조에서 "왕실회의에서 논의해 섭정을 둔다"고 돼 있다. 섭정은 일왕을 대신해 국사를 돌보는 것을 말한다. 취임 순서는 왕위계승 순위와 거의 같다. 근대이후에는 1921년에 병에 걸린 다이쇼 일왕을 대신하여 왕세자 히로히토가 섭정을 한 경우가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섭정'을 먼저 해야하지만, 생전에 황태자에게 양위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왕실전범을 개정해야 한다.
생전 퇴위는 근대이후의 일본왕실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므로 국민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궁내청이 생전퇴위에 대해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일왕의 양위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아키히토 일왕은 연로한 자신이 공무를 대폭 줄이거나 대역을 세워가며 일왕 자리에 머무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일왕은 대지진 때마다 피해 지역을 방문하고, 과거 전쟁피해 지역을 방문해 위령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 발생한 쿠마모토 지진 당시에도 피해현장을 찾아 이재민을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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