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13일 공식 취임한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에겐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제 2의 대처' 그리고 '영국의 앙겔라 메르켈'이 그것이다. 메르켈 역시 철의 여왕 영국 대처 총리와 종종 비교되곤 했다.
각종 외신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리사 메이 총리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며 이들을 비교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을 비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메르켈 총리가 브렉시트 논의에서 메이 총리의 가장 중요한 협상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메르켈은 27개 EU 회원국들의 입장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EU에서 메르켈 만큼 영향력이 큰 사람은 없다.
둘의 공통점을 요약하자면 두 총리의 이상주의라는 환상에서 벗어난 실용주의자고, 아이가 없으며, 목사의 딸인 데다가, 냉철한 '킬러의 본능'을 가지고 있고, 등산과 요리에 열정이 있다는 점이다.
AFP에 따르면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일간지인 빌트지는 그 중에서도 메르켈과 메이의 가장 큰 공통점은 협상에서 자신의 의지를 밀어붙일 때 결코 꺾이거나 물러서지 않는 고집과 강단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공통점 때문에 앞으로 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한층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메르켈과 메이는 영국을 EU 탈퇴로 이끌게 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이민자 이슈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은 EU 회원국들의 기본 가치라고 강조하며 이민에 수용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는 EU 잔류파에 속하지만 이민 문제에 있어서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이민 통제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하며 영국과 EU와의 협상에서 이민 문제는 반드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콘스탄즈 스텔제뮤엘러 연구원은 “이제 관건은 이들이 단일시장 접근 지위를 유지할지 아니면 자유 이동을 통제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메르켈 총리가 양보를 얻어내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나쁜 전례를 만들어 유럽 분열 세력에 힘을 실어줄 위험이 있기 때문에 메르켈 총리 역시 물러설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주 메르켈 총리는 일단 인내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메르켈은 SAT 1 TV에 “메이 총리와의 만남을 기대한다”며 “그러나 영국의 새로운 정부가 EU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지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메르켈은 영국이 너무 오랫동안 EU 탈퇴 선언을 미루지 말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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