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치를 웃돌며 선방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는 중국 경제의 '회복'이 아니라 'L'자형 침체의 저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올 2분기 중국 성장률이 6.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이자 6.6%의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전망치를 상회했고 올 초 제시한 목표구간인 6.5~7.0%에도 안착해 양호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중국이 2008년 유엔(UN) 등 5개 국제기구가 권고한 '국민계정 통계 기준'에 따라 64년만에 새로운 통계산정방식을 적용하기는 했지만 이로 인한 오차범위는 0.04%포인트 정도로 큰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중국 GDP는 34조637억 위안 전년 동기대비 6.7%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1차산업은 3.1%, 제조업 등 2차산업은 6.1%, 3차산업은 7.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상반기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통계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외 정세가 복잡하고 중국 경기하방압력이 증가했지만 중국 당국, 각지 정부가 혁신·조화·녹색(친환경)·개방·공유 등 이념을 바탕으로 총수요 진작에 힘쓰면서 중국 경제가 '온중유진(穩中有進 안정 속에서 나아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6월 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소매판매 증가율 등 주요 거시지표도 이날 발표됐다. 지난 6월 중국 산업생산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47%포인트 늘어난 6.2%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 상반기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은 6.0%로 1분기 증가율을 0.2%포인트 웃돌며 미약하지만 회복 조짐을 보였다.
6월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달보다 0.92%포인트 늘어난 10.6%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중국 소매판매 총액은 15조613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10.3%였다. 이는 1분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회복세는 없지만 '악화' 조짐도 감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정자산투자는 계속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올 1~6월 중국 고정자산투자 규모는 25조836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9.0% 늘었다. 하지만 이는 전분기 증가율을 1.7%포인트나 밑돈 것으로 둔화세가 이어졌다. 특히 민간투자가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 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23.5% 급증했지만 민간투자는 2.8% 증가에 그쳤다.
중국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돌면서 시장 일각에서 중국 경제가 'L자형' 침체의 저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향후 중국 성장률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전은 없지만 최소한 올해 성장률 목표구간에는 도달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앞서 중국 사회과학원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6%로 제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교통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2~4분기 성장률을 6.7%, 6.7%, 6.6%로 전망했다.
봉황재경(鳳凰財經)은 △ 거래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부동산 시장 △침체된 민간투자 △ 공급과잉 △ 커지고 있는 국유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불안한 대외환경 등을 올 하반기 극복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한편, 이날 인민은행이 발표한 6월 은행의 신규 위안화 대출 규모는 1조3800억 위안으로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의 9855억 위안과 시장예상치인 1조1000억 위안을 넘어선 것이다. 광의통화(M2) 증가율은 11.8%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 상반기 중국 평균 주민 가처분소득은 1만1886위안으로 작년 동기대비 8.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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