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거취' 은폐 의혹에 정부 "AIIB 측과 협의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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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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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사실상 퇴출당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은폐했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정부는 AIIB 측과 어떤 사전 협의도 없었으며 휴직 사실 이외에는 홍씨의 거취와 관련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15일 해명자료를 내고 "정부는 홍 부총재의 휴직과 관련해 AIIB 측과 사전에 전혀 협의하지 않았고 AIIB 측과 협의하에 휴직을 권유한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홍 부총재는 6월 23일 휴직계를 AIIB에 제출했고 (휴직계 제출 사실은) 6월 24일 AIIB 이사회에서 보고됐다. 6월 25일 진리췬 AIIB 총재와 부총리간 면담에서 홍 부총재의 거취를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진리췬 총재와의 면담 때 AIIB 총재가 홍 부총재의 휴직 사실을 부총리에게 공식적으로 알려줬으며 정부로서는 공식적으로 AIIB가 발표하기 전까지 밝힐 수가 없었던 것"이라며 "AIIB는 부총재 선발은 투명하게 진행하며 사전적으로 특정인을 정해놓지 않았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이어 "부총재를 비롯한 국장급 채용 인선과 관련해서 우리나라 인사가 진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가 이처럼 홍기택 부총재의 의혹과 관련해 해명자료를 내서 조목조목 당시 상황을 밝힌 것은 이례적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최근의 의혹 지적에 대해 정부도 당혹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홍 부총재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

최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은 여야 막론하고 홍 부총재의 돌발적 처신을 사전에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정부가 갖추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정부가 홍 부총재가 사실상 퇴출당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이해할 수 없는 관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 부총재가 AIIB 측으로부터 사임 요구를 받고 이 같은 내용을 정부에 보고했지만 정부가 '휴직'을 독려하고 관련 내용을 은폐했다는 의혹도 그동안 여러 언론매체가 제기했다.

특히 정부가 국장급 보직이라도 한국에 달라고 요청했지만 AIIB 측이 이를 거절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되면서 정부가 체면을 구겼다는 설도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의혹이 나올 때마다 사실이 아니라며 거듭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의혹은 상당한 구체성을 띠고 계속 제기되는 반면 정부는 원론적인 해명만 내놓고 있어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IIB가 이미 내정자가 있는 자리를 부총재직으로 신설하고 홍 부총재의 보직을 국장급으로 격하해 공모할 때까지 정부가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특히 한국이 중국(26.06%), 인도(7.51%), 러시아(5.93%), 독일(4.15%)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IB 측이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정부에 상황을 설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홍 부총재에 대한 책임론이 무성하지만 정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점도 의혹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홍 부총재는 휴직계를 낸 뒤 중국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감사를 통해 대우조선 부실에 대한 책임도 제기됐지만 정부는 아직 그의 행방에 대해 그 어떤 정보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AIIB 부총재는 AIIB의 직원이기 때문에 사임 등 거취에 대해 정부와 상의하는 일은 없다"며 "AIIB뿐만 아니라 모든 국제기구가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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