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판정(潘征) 기자 = 한국의 여행업계에 있어 2015년은 힘든 한 해였다. 2015년 5월 한국에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 증후군)’가 발생하면서 여행업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여행업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여행사들의 손실은 더 참담했다. 2016년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것인가가 한국의 여행사와 여행업 종사자들의 중요한 과제였다.
‘메르스’의 후폭풍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평균 12.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성장세는 2015년 메르스로 인해 멈췄다. 한국여행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여행업협회 회원사의 인바운드 여행자 수는 351만5600명으로 전년 대비 26.9% 감소했다. 특히 여행 성수기인 7-8월에 외국 관광객들의 예약은 거의 중단됐고 9월 메르스의 기세가 다소 꺾였지만 여행사를 찾는 관광객 수는 회복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제주도의 여행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메르스가 급속하게 확산되던 기간 동안 제주도의 여행사는 큰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제주 제이트립(Jtrip) 관계자는 “2015년 6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월 대비 46%나 줄었다. 메르스가 제일 심각했던 때에는 거의 모든 중국인 여행팀이 제주도 일정을 취소했다.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푸젠(福建), 선전(深圳)-제주도간 직항 전세기와 해외 크루즈의 일정이 대거 취소돼 많은 여행사들이 영업을 중단했으며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일을 쉬어야만 했다. 소규모 여행사 중에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관광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국 정부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서울 동대문 상가를 방문해 관광객에게 ‘안심하고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고, 박원순 서울 시장은 명동 거리로 나가 중국인 관광객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안심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2015년 10월이 되서야 마침내 메르스의 영향이 줄어들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5년 10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연인원 65만174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5.6%나 늘어난 수치였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재무장
손실을 만회하고 사업을 정상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한국의 여행사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의 최대 여행사 중 하나인 하나투어는 인바운드 여행과 아웃바운드 여행 다양화 정책을 취했다. 아웃바운드 여행의 경우 가격에 따라 고급형, 실속형, 저가형 등으로 상품 종류를 다양화하여 같은 여행지라도 관광객이 자신의 소비력에 따라 다른 가격대의 여행 노선과 내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하나투어는 여행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단체여행을 신혼여행, 골프여행, 크루즈여행, 도보 휴식여행, 해외 박람회 여행, 성지순례 등으로 세분화하여 다양한 여행 수요를 가진 고객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었다. 자유여행의 경우 배낭여행을 배려했고 렌트카에서부터 입장권, 항공권, 숙소까지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다양한 가격대,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해 고객의 편의를 극대화시켰다.
강자가 운집한 한국의 여행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 노선을 선택해 세분화된 경영을 하는 여행사도 등장했다. 제주에 위치한 제이트립도 그중 한 곳이다. 제이트립은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가 주도하고 제주도여행업 등 여행 분야의 80여 개 기업이 투자해 설립한 여행사로, 한국 유일의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다. 주로 해외 대규모 관광단체를 대상으로 크루즈, 전세기, 마이스(MICE)서비스, 의료 요양 성형 등을 포함한 의료 관광, 특수목적관광(SIT) 같은 고부가가치 신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제이트립은 제주도 자전거 일주 여행상품을 개발해 성공을 거뒀다. 2016년 6월 10일 중국 광저우(廣州) 자전거클럽 회원들이 제주를 방문해 4일 동안 제주도 자전거 일주 여행을 즐겼다. 클럽 회원인 리(李) 여사는 이번 여행을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제주도는 일주 도로가 매우 잘 조성돼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자전거를 타니 속이 확 트이는 기분이었다. 제이트립은 서비스가 매우 세심해 여행을 하면서 별 걱정이 없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중한 방문의 해’, 기회가 되다
한국여행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183만2385명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546만7782명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은 한국 여행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장임에 틀림이 없다.
2015-2016년은 중한 양국의 ‘상호 방문의 해’였다. 이 ‘봄바람’을 기회로 한국의 여행사들은 중국시장에 중점을 두었다. 제이트립 관계자는 “제이트립의 설립 목적은 제주, 더 나아가 한국의 여행업을 주도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며 “현재 업무의 100%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이트립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맞춤형 계획을 세웠고, 중국의 주요 여행사와 관광객 유치 계약도 맺었다. 제이트립 관계자는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이 85% 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는 한중 방문의 해를 계기로 앞으로 몇 년 동안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제이트립도 중국 시장을 더 중요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직접 지사를 설립하는 여행사도 있다. 하나투어는 베이징, 상하이, 홍콩, 칭다오(青島)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직접 여행 신청을 받는 등 현지화된 서비스를 꾀하고 있다.
메르스의 먹구름은 이미 사라졌고 여행사들의 경영도 점차 제 궤도에 오르고 있지만 한국 여행사들의 앞에는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여전히 많다. 한국 정부는 여행사 정화 조치를 강력하게 취하고 있지만 일부 여행사의 위법 영업, 소비자 기만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언론매체는 한국의 모 여행사가 중국 여행사에게서 1명당 300위안(약 5만3000원)에 ‘관광객을 사는’ 행태를 보도했다. 또한 날로 다양해지는 고객의 여행 수요를 어떻게 만족시키고, 인터넷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느냐도 앞으로 한국 여행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제이트립의 한 직원은 중국 모 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했다. 다년간의 중국 유학과 업무 경력으로 그는 ‘중국통’이 됐고 유창한 중국어 실력은 그를 중국인으로 오해할 정도다. 왜 한국으로 돌아와 제이트립에 입사했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의 여행업은 전망이 매우 밝다. 여행사에서 일하면 중국어 특기를 더 잘 살릴 수 있고 내 힘으로 한국과 제주도를 알리며 더 많은 사람에게 이 아름다운 나라를 알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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