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하 KLPGA투어 경기위원장, “골프 경기위원은 ‘룰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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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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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들이 최선 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빠른 오심보다 늦더라도 정확한 판정이 중요“…“플레이 속도 높이기 위해 ‘80초 룰’과 ‘로버 레퍼리’ 도입할 것”

 

최진하 KLPGA투어 경기위원장은 "재임중 코스 변별력을 더 높이고, 플레이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80초 룰'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사진=KLPGA 제공]





“골프 경기위원은 ‘룰 어드바이저’라고 생각합니다.”

최진하(58)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경기위원장은 위원장을 맡은지 2주밖에 안됐지만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신념을 갖고 있었다.

골프는 플레이어 스스로 판정을 하는 경기라고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경쟁을 하는 대회에서는 심판이 있다. 워낙 넓은 공간에서 치러지는 경기이다 보니, 온갖 상황이 다 벌어지고, 모호할 때는 경기위원이 가서 재정을 해준다. 경기위원장은 코스를 셋업하고, 핀 위치를 정하며, 골프규칙을 최종판정하는 등의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다.

K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가 열린 17일 만난 최 위원장은 “경기위원에게 공정과 공평은 기본적인 소양이고, 가끔 선수들이 페널티를 받지 않도록 하는 역할(티잉그라운드 밖에서 티샷하려하거나 잘못 드롭했을 때 지적해주는 일 등)도 필요하지만, 선수들이 구제받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옵션을 설명하고 조언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경기위원에게는 선수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벌타를 주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선수들이 잘 몰라서 불이익을 받는 일을 예방해주는 역할이 더 긴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골프협회(USGA)의 판정은 타산지석이 될법하다. USGA 경기위원회는 US오픈에서 더스틴 존슨에게 벌타를 매길 수도 있다고 통보한 후 최종 판정은 몇 홀이 지난뒤 내렸다. 최 위원장은 “그 몇 홀동안 당사자가 받았을 심리적 압박감을 생각하면 USGA의 판정은 적절치 않았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도 ‘빠른 오심’보다는 늦더라도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쪽이다. 골프경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트로크플레이는 18홀 종료 후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전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특정 상황을 판단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지난해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팀의 필 미켈슨에게 그랬던 것처럼, 경기위원 전원이 모여 내린 판정도 잘 못 될 수 있지만, 그래도 ‘집단 지성’이 작동하면 오심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두 대회를 치렀을 뿐이지만, 최 위원장은 국내 여자골퍼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한다. 선수들 기량은 그렇더라도, 세계 정상급 여자프로골프투어의 경기위원장으로서 포부는 없을 수 없다.

“KLPGA투어 경기위원들의 수준을 높일 겁니다. 코스 셋업, 핀 위치 정하기, 로컬룰 작성 등에 위원들을 직접 참여시키겠습니다. 수시로 룰 테스트도 할거고요. 둘째는 코스 변별력을 높이겠습니다. 러프, 핀 위치, 홀 거리 등을 어렵게 할 생각입니다. 끝으로 연간 치르는 약 30개 대회가 저마다 특장점을 갖도록 코스를 셋업하겠습니다.”

세계 골프의 숙제는 플레이 속도를 높이는 일이다. 이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3라운드는 악천후 탓도 있었지만, 마지막 조가 18홀을 도는데 여섯 시간이나 걸렸다. KLPGA투어도 플레이 속도를 빠르게 하는 일은 발등에 불이다. 최 위원장은 복안을 밝혔다.

“홀별로 첫 선수 티샷부터 마지막 선수 홀아웃까지 플레이시간을 정확히 산정할 겁니다. 물론 그것을 기반으로 슬로 플레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죠. 둘째 개인별 샷에 소요되는 시간을 도입할 겁니다. 한 샷에 유러피언투어는 70초로 잡고있는데 우리는 80초 정도로 잡을 계획입니다. 우리 투어프로 가운데 10명 정도가 지연 플레이를 한다고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팀장급 위원을 특정홀에 머무르지 않고 순찰하게 하는 ‘로버(rover) 레퍼리’ 제도를 정착시키겠습니다. 그래야 플레이가 느린 조를 계속 따라다니며 앞조와 간격을 좁힐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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