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지난주 일본 증시 및 엔화는 브렉시트 여파를 완전히 털어버렸다. 니케이지수는 한주간 9.2% 급등하고 엔은 달러 대비 4.1% 급락하면서 하면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 수준을 되찾은 것이다.
여기에는 일본 여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아베노믹스 기대감이 커졌고, 미국의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였으며 영국에서 신임 총리가 부임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 특히 포켓몬 고 열풍에 닌텐도 주가가 71% 폭등한 것도 투심을 뒷받침했다.
이제 문제는 이 같은 시장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NP 파리바의 아더 광 아태 증시 헤드는 “턴어라운드가 나타났다고 본다”며 “일단 악재가 사라졌으며, 투심을 악화시키고 엔을 끌어올릴 요인은 거시 변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 증시는 여전히 연초 대비 13% 하락하면서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엔 역시 연초만 해도 달러당 104.94엔이었지만 현재는 그보다 15% 가치가 올랐다.
이제 많은 것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나올 당국의 추가 부양책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에 달려있다. 시장은 현재 재정 및 통화 부양책과 구조 개혁을 아우르는 아베노믹스가 굳건히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주말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집권 여당은 압승을 거두면서 대규모 지출 패키지가 조만간 발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또한 많은 이들은 일본은행이 이번달 말 정례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이 회동함께 따라 과거 버냉키가 공공연하게 언급했던 급진적 통화발행 정책, 즉 헬리콥터 머니가 도입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다만 WSJ은 어떤 부양책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의견이 제각각이라고 전했다. 이미 일부 관리들은 일본은행이 정부 부채에 직접 자금을 조달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아이다 다쿠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공공투자나 세금혜택을 포함해 최소 10조엔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그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2%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레소나 은행의 도다 고지 수석 펀드매니저는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고 일본은행이 부양책 확대에 나설 수 있지만 이것이 실제로 엔화 하락세에 기여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그는 “선별적으로 투자할 수는 있겠지만 엔 약세 시나리오를 토대로 투자에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추진에서 금융기관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일본 생명보험위원회의 네기시 아키오 회장은 “금융 중개 기능이 저하되고 소매 소비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의 추가 인하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UBS 그룹의 리차드 플랫 외환 헤드는 유럽과 미국의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 공포가 여전히 엔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를 당부했다. 또한 안전자산인 엔은 터키 쿠데타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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