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오는 19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KB·신한·하나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사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금융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3175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3조4944억원 대비 5.06%(1769억원) 감소한 규모다.
금융사별로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금융사의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61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5169억원보다 18.20%(941억원) 증가한 규모다.
관련 업계도 우리은행이 올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의 대손충당금 비용은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올 2분기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가량 줄어든 2400여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공격적인 영업으로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등 핵심 이익이 같은 기간 6.8% 증가해 6분기 연속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2년 연속 '2조 클럽'을 달성한 신한금융지주는 작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조2054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1조2841억원보다 6.13%(787억원) 감소한 규모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건전성 등급을 '요주의'로 하향하고 SMP 등 약 7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있지만 약 1500억원 규모의 쌍용양회 주식을 매각해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금융의 경우 올 상반기 86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실적 9446억원보다 8.32%(786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진해운과 딜라이브에 대한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있지만 기존에 보수적으로 적립했던 철강·조선업체에 대한 충당금이 환입돼 예년보다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작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나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6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7488억원 대비 15.18%(1137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도시주택보증공사, SK하이닉스 주식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발생했다. 올 상반기에는 딜라이브, 한진해운 등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있지만 약 400억원 규모의 충당금 환입도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은행을 제외한 각 금융사의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에 비해서는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대출 성장세 지속 및 순이자마진(NIM) 방어를 통한 이자이익 증가세 지속, 경상적 대손비용 하향 안정화 등을 통해 경상적인 어닝 파워의 개선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오는 21일 올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하나금융은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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