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대우건설 낙하산 사장 인선 저지 기자회견'을 열고, 진행 중인 신임 사장 선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달부터 진행된 신임 사장 재공모 일련의 과정에 정치 세력이 개입해 인선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게 조합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당초 오는 21일 예정된 이사회를 20일로 앞당기고, 경영 방침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 면접도 서류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희룡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창민 후보자가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퇴해야 한다"며 "사추위도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우건설 사장은 해외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해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해외 수주 능력을 갖춘 자'라는 공모 자격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 후보를 대우건설 신임 사장으로 내정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 신임 사장 최종 후보자는 당초 지난 달 10일 박영식 전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대우건설 전략기획본부장 가운데 선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추위는 후보자 재공모로 방향을 선회했다. 사내 인사만 후보자로 받은 데 대한 잡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본보기로 대우건설 인선 방식을 재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최근 10년간 내부 출신 인사가 사장에 올랐다.
문제는 30여명의 재공모 지원자를 추리를 과정에서 정치권 개입 논란이 불거진 데 있다. 서류심사에서 5명으로, 다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등 2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할 때 이권을 노린 정치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최 위원장은 "공기업도 아닌 민간기업에 정치적 압력이 가해진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정부는 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만드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출액을 고려했을 때 대우건설 직원 1인당 생산성은 17억원에 해당한다"며 "이런 대규모 건설사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내부 지지를 얻지 못하면 조직에 피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기틀을 닦아 왔다. 2000년 액화천연가스(LNG) 건설현장 소장을 역임하고, 2004년 해외사업담당 임원을 거쳐 2007년에는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았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박 상임고문은 1979년 입사 이후 줄곧 현대산업개발에서 근무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사장직을 수행했고 이후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 오랜기간 한국주택협회장을 맡아왔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야에서 실력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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