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로트 가수 박주희 "데뷔 후 벌써 15년, 앞으로 노래할 날이 더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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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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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주희 [사진=라우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들을 노래방에서 춤추게 만든 곡, ‘자기야’의 히로인 트로트 가수 박주희가 3년만에 새 싱글 ‘박주희 5th’를 발표했다.

‘댄스 트로트’라는 파격적이면서 신선한 장르로 남녀노소 불문 많은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그를 최근 서울의 모처에서 만나 컴백 소감 및 근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곡을 오랫 동안 찾았어요. 새로운 것, 특이한 것 찾다가 ‘왜 가니’라는 곡으로 돌아왔습니다. 트로트를 처음 하는 친구들인 ‘한박자 쉬고’와 함께 했어요. 저와 친구인데 그 친구들이 트로트 음악은 처음 하는 거라 새롭게 들렸던 것 같아요.”

‘왜 가니’는 작곡가 한관희-박상준으로 이뤄진 ‘한박자 쉬고’ 팀이 만든 곡으로, 경쾌하고 밝은 신디사이저에 신나는 비트의 드럼이 어우러지면서 박주희만의 댄스 트로트로 탄생된 곡이다. 특히 ‘짜라짜짜’가 반복되는 코러스 부분이 세련된 댄스 리듬이 잘 묻어나면서 트로트와 댄스의 환상적 조화를 이뤄냈다.

박주희의 신곡은 3년만이지만 그간 여러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국내 무대에서는 트로트 가수가 설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다지만 그래도 현장 분위기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장르 역시 트로트다. 박주희는 그 열기의 중심에 서 있는 가수다.

“나갈 수 있는 프로는 한정 돼 있고, 가수는 많다보니 아무래도 그런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트로트에 대한 반응이 정말 뜨거워요. 공연장에 오시는 분들은 떼창도 해주시죠. 공연은 계속 했고 콘서트하고 활동 하다 보니 앨범을 내는 것도 시간을 쪼개서 냈어요. 결코 3년이란 시간이 여유로운 시간이 아니었죠. 그러다보니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졌네요.(웃음)”

박주희는 지난 2001년 ‘Lucky’로 데뷔한 뒤 2005년 발표한 ‘자기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사실 박주희는 트로트가 시작이 아니었다. 법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똑똑한 재원이었던 그는 어떻게 트로트 가수의 길을 걷게 됐을까.

“어렸을때부터 노래를 되게 많이 좋아했어요. 학교에서 노래 대회를 찾다가 음악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죠. 그때가 음악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몇 시간씩 연습하고, 노래하는 대회를 나갔어요. 그러면서 노래를 배웠고, 가수는 그냥 꿈이었지 직업을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다 법대로 진학했는데 당시 법대에 있던 밴드부에 들어가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웃음) 처음엔 댄스와 발라드를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회사 오디션 볼 때 설운도 선생님께서 심사를 보셨거든요. 그때 마침 회사에서 준비중이던 트로트 가수 데뷔가 무산됐는데, 준비된 앨범을 내야 했죠. 그때 설운도 선배님께서 ‘법학도 있지 않냐’며 회사에 저를 추천해주셨어요. 알앤비나 트로트나 꺾어 돌리는 건 거기서 거기거든요.(웃음) 그래서 처음엔 되게 당황했지만 장르 불문하지 않고 노래하는 게 되게 좋았어요. 그래서 3일 동안 생각할 시간을 주신다고 했죠. 다 좋은데 제가 트로트를 잘 몰라서 겁이 났었죠. 그런데 설운도 선배님께서 곡을 직접 주시겠다고 해서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트로트 공부를 시작하게 됐고, 정통 트로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웠던 것 같아요.”

박주희는 대 선배인 설운도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연신 고마움을 드러냈다. 본인의 잠재력을 알아봐준 설운도 선배가 고마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실 누가 지금 트로트 한다면 말릴 것 같아요.(웃음) 처음에 제게 ‘목포의 눈물’을 아느냐고 말씀하셨을 때 모른다고 했어요.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웃음)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목포의 눈물’을 다섯 시간씩 연습했어요. 그런데 한 소절도 제대로 안되더라고요. 정말 절망했었어요. 노래 한 곡도 못 외우면 어쩌지 고민하기도 했고요. ‘목포의 눈물’만 무한 반복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계속 부르다보니 웬만한 트로트는 이제 거의 다 외웠어요. 지금은 설운도 선생님이 제게는 엄청난 은인이세요. 만약 제가 댄스와 발라드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젊은 층을 공략하는 노래는 짧지만 트로트 가수 분들은 계속 활동하시잖아요. 오랫동안 노래를 하고 싶었거든요. 물론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장르라는 게 힘들지만요.”
 

트로트 가수 박주희 [사진=라우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공부 잘하고 똑똑한 법학도 딸이 트로트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그의 아버지는 크게 반대 하셨다. 데뷔 후에도 한참을 인정하지 않으셨다고.

“처음엔 트로트 가수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께서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데뷔 하고 TV에 나왔을 때도 인정 하지 않으셨어요. 그냥 ‘저러다가 말겠지’ 이러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어떤 술자리에서 지인분들과 계실 때 TV에 제가 나와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 분들께서 ‘따님 나와서 노래한다’고 박수치고 구경하시더래요. 그때부터 점차 인정해주시기 시작했죠. 지금은 공연장에 자주 오시고, 저 때문에 컴퓨터도 배우셨을만큼 많이 응원해주세요.(웃음)”

그렇게 트로트는 우연을 가장해 운명처럼 박주희의 인생에 들어왔다.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됐다. 물론, 오랫동안 트로트 가수로 사랑받으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주희는 어렵지만 당연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저희가 한 시즌만 활동하고 쉬는 게 아니죠. 가장 큰 장점은 오랫동안 한 곡만 했으면 먹고 사는 거예요. 그만큼 오랫동안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거에요. 가장 첫 번째 덕목은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참고 견디는 시간동안 많은 공부가 되거든요. 곡을 발표하고 알리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데, 인내력을 가지고 성장해가고 나이를 먹으면서 대중 분들에게 인생을 말할 수 있는 시기가 올 때 까지 쌓아야 합니다. 체력 관리도 정말 중요합니다.”

최근 가요 시장에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들을 향해 박주희는 “정말 좋아요.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라고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좋은 현상인 것 같아요. 트로트는 도전할만 한 분야예요. 물론 힘들걸 아니까 안타깝기도 하고요. 얼마나 고생해야하는지를 잘 알거든요. 가수라는 걸 하는 자체가 장르를 불문하고 정말 고생이잖아요.”

그렇게 트로트 가수로 걸어온지 15년이 흘렀다. 최근에는 새로운 소속사 라우더스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틀고 더울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그는 “방금 전에 데뷔한 것 같은데 15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라는 소감을 내놓기도 했다.

“앞으로 (15년) 그 이상을 노래할 것 같아요. 노래 불러야 하는 시간이 더 남아 있어서 그렇게 긴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앞으로도 더 많은 앨범을 발표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트로트 가수의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는 박주희. 앞으로도 소박하지만 또 의미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트로트와 EMD의 조합을 생각하고 있어요. 한 2년 전부터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믹스 할 수 있는 작업자를 못 만났어요. 트로트는 멜로디의 음악이고 EDM은 리듬 위주의 음악인데, 그 작업을 해줄 친구를 만나면 꼭 시도 해보고 싶어요. 어르신들에게도 EDM이라는 새로운 걸 들려드리고 싶어요. 트로트 무대에서 EDM 틀어놓고 DJ와 함께 재밌게 공연하고 싶습니다. 또 패션쇼도 하면서 노래로도 활동하고 싶고요. 트로트와 EDM이 합친 음악에 선구자가 되고 싶어요.”
 

트로트 가수 박주희 [사진=라우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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