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기 전 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얘기할 테니 조사결과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소송을 신동빈 회장(61)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선 다소 예민한 반응을 드러내 검찰이 의혹을 품고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 전 사장은 2004년~2007년 롯데케미칼 부사장과 사장을 역임을, 이후 2010년까지 롯데물산 사장을 지냈다. 기 전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법인세 270억원 부정환급 사건에 관여한 핵심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앞서 검찰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512억원의 유형자산이 롯데케미칼에 존재하는 것처럼 속여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유인 즉 유형자산을 사용하는 동안 가치가 감소하고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세금을 환급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아울러 검찰은 일본 롯데물산에 대해서도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원료업체로부터 원료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을 끼워넣는 방식을 거래 대금을 부풀려 2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기 전 사장은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층 높이에 따른 고도 제한 문제로 15년간 중단됐던 이 사업은 기 전 사장이 2008~2010년 롯데물산 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정부의 허가 방침으로 급선회했다.
배후 인물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기 전 사장과 고려대 61학번 동기로, 당시 공군 참모총장이었던 이계훈씨는 광주제일고 후배로 알려졌다.당초 제2롯데월드 준공을 반대했던 공군 측은 2009년 3월 서울공항의 활주로를 3도 가량 트는 조건으로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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