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자유무역 시험구에서 앞으로 외자기업이 100% 단독 투자해 철강기업을 설립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나 모터사이클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기 둔화 속에서 중국 산업 구조조정과 제조업 업그레이드에 더 많은 외국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외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은 19일 외자기업 혹은 중외합작기업의 외국인 지분제한을 없애고 외국인 시장 진출 규제 분야에서 시행됐던 심사비준제를 등록제로 전화하는 등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자유무역 시험구 개방조치를 공개했다고 21세기경제보(21世紀經濟報) 등 중국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상하이·톈진·광둥성·푸젠성에 설립된 자유무역 시험구 4곳에서만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자유무역 시험구에 설립된 외자기업은 독자로 철강·모터사이클·전기차 배터리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연예기획사도 독자적으로 차릴 수 있으며, 외자여행사들은 중국인의 아웃바운드 여행 사업도 가능해진다.
또 △차량전자네트워크기술, 전자조향제어시스템(EPS) 전자제어기기의 생산과 연구개발 △국제선박운수업 △수리발전 △고속철·열차의 서비스부대시설 연구개발·설계·제작 △주유소 건설·운영에서도 외국인 독자기업이 허용된다.
이밖에 농업 분야에서는 △콩기름·해바리기씨유 등 식용유 가공 △에탄올연료 등 바이오액체연료 생산 △소금 도매 등 방면에서 독자가 허용된다. △곡물 수매 △면화 도매 △대형 농산물 도매시장 설립·운영 등에 설치됐던 외국인 투자 제한도 잠정 폐지됐다.
이와 함께 네거티브 리스트 외에 시장 진입이 제한됐던 분야에서, 외자기업이나 중외합작기업은 그동안 △프로젝트 승인 △기업 설립 △자본 중대변경 △등록자본 변경 △출자 시 당국의 심사비준을 받아야했지만 앞으로는 등록만 하면 된다.
이는 지난 2013년 출범한 상하이 자유무역구에서 네거티브 리스트를 실시한 이래 또 하나의 획기적인 개방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천보(陳波) 상하이재경대 자유무역구 연구원 비서장은 "외자기업이 자유무역구 진출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개방 분야가 대부분 제조업에 집중된 것에 주목하며, 이는 제조업 업그레이드에 외국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농업시장 개방은 향후 자유무역협정(FTA) 등과 같은 투자협정 협상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이루졌다는 해석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이 더 많은 외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올 상반기 중국의 외국인투자 유치액은 4417억6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약 660억 달러로 같은 기간 중국의 해외투자액이 58.7% 늘어난 888억6000만 달러에 달한 것에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 중국에 진출한 외국자동차 기업이 현지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토록 하고, 50% 이내로 지분을 보유하도록 한 규제를 푸는 방안도 당국이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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