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KFC가 계속되는 실적악화에 자존심을 버리고 '제 2의 도약'을 선언했다. 최대 17.9%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배송 서비스 매장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 강화에 적극 나선 것이다.
KFC 이진무 대표는 20일 서울 서린동 KFC 청계천점에서 "다양한 고객층이 KFC를 즐길 수 있도록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올해 매출 7~10%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KFC는 고객 확대와 브랜드 가치 상승을 목표로 이번 달부터 치킨 및 버거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버거류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징거버거세트를 기존 6700원에서 5500원으로 17.9% 내렸으며, 타워버거세트도 7400원에서 6300원으로 14.9% 인하했다. 치킨 단품 가격은 13%, 치킨 한마리에 해당되는 점보치킨버켓의 가격은 11.6% 인하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단품보다 세트를 주로 구입한다는 점에 착안해 'KFC 매직박스' 메뉴를 새롭게 선보였다. 버거와 텐더, 너겟, 콜라 등 5가지 메뉴를 4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KFC 측은 매직박스를 상시 메뉴화시키고, 프리미엄 라인을 추가해 타 패스트푸드 업체와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배달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60여개 딜리버리 서비스 매장을 추후 확대하고 치킨 제품과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KFC 치맥 매장을 올 9월 안에 50여점까지 늘릴 예정이다.
KFC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부진한 실적이 크게 작용했다.
KFC는 지난해 매출 1747억원으로 전년대비 8% 증가했다. 외형은 증가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2013년 영업이익이 115억원에서 2014년 68억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1억원으로 전년대비 84%나 감소했다.
KFC는 지난해부터 경영진을 교체하고 신메뉴 개발, 배달서비스, 할인마케팅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이번에 시행하는 가격 인하 역시 매출은 늘어날 수 있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오히려 손실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진무 대표는 "기존 가격에서 한 개의 메뉴를 파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2개 파는 것이 더 이익"이라며 "더 많은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제품을 즐길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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