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현대車·현대重 노조···'말뫼시의 눈물' 되세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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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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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2002년 현대중공업이 유럽 조선업체의 번영을 상징했던 세계 최대 규모인 '코쿰스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인수했다.

현대중공업은 막대한 해체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이 크레인을 사들였다. 2002년 9월 25일 말뫼 주민들은 부두근처에서 인산인해를 이루며 크레인의 마지막 부분이 해체돼 운송선에 실려 바다 멀리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없이 아쉬워했다.

스웨덴 국영방송이 장송곡과 함께 생중계했고, 많은 스웨덴 시민이 눈물로 지켜보던 일을 두고 '말뫼의 눈물'이라는 말이 생겼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 23년 만에 동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2년간 국내 대형 조선사의 누적 손실금액은 10조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중공업, 해양2공장(해양플랜트 제작) 가동 중단 등 국제유가가 해양자원 생산손익 분기점(40~65달러) 이하로 유지되면서 계약해지 및 중도금 미납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떄문에 지속적 적자 누적으로 협력업체 30~40%가 폐업했다. 대량실업발생에 대한 우려로 사회문제 파장이 심각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자산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 추진 및 계열사 분리, 자산매각, 임원 30%축소,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 노조 파업은 울산시민들에게 감당키 어려운 허탈감을 안겨준다.

현대중공업 노사쟁점사항은 이렇다.

노사는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해외연수,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및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 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의 단협조항과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임금 15만2050원 인상(기본급 대비 7.2%·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자동승진제 확대, 통상 임금 확대 등이다.

사측은 임금피크제(현재 만 59세 동결, 만 60세 10% 임금 삭감)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TF 구성 등으로 맞서고 있다.

높은 임금수준은 사회적 지탄과 함께 중소기업들에겐 위화감을 주듯, 이번 파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공분을 쉽사리 잠재우기엔 역부족일 듯 싶다.

필자는 최근 현대노조 관련, 르포기사 작성을 위해 울산의 한 전통시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시장상인들 대부분은 "이제는 신경도 않쓴다. '귀족노조'들 하는 짓을 보면 진짜 한숨만 나온다. 도대체 얼마나 더 돈을 받아야 만족하나. 하루벌어 먹고 사는 우리들 입장에선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울산을 지탱하는 기둥이라는 믿음이 사라지고 있는 현 시점에 노사간 다툼 보다는 지속발전 가능한 기업 만들기에 지혜를 모아 '말뫼시의 눈물'이라는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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