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KFC 불매운동이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중국 인민일보는 20일 사설에서 "다른 사람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지 않은 채 자기의 권리만 주장할 수 없다"면서 "최근 일부에서 불고 있는 KFC 불매운동은 '어리석은 애국'이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신문은 헤이그 중재재판소(PCA)의 판결 이후 중국은 국제법에 근거해 국가이익을 사수해왔고 현재 70여개 국가의 지지를 획득했다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공통언어는 '법리'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법치가 민족부흥을 보장해줄 것이며 법의 정신으로 법의 남용을 반박해야 세계의 존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서 법을 지키지 않는 맹목적인 선동 행위는 동포간의 투쟁으로 변질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알맹이 없는 비분강개나 구두선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없으며 '실속 있는 애국'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앞서 신화통신도 전날 사설에서 일부 네티즌들이 미국을 겨냥, 애플 휴대전화를 부수고 KFC에서 음식을 사먹지 말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애국'을 표현하는 바른 방식이 아니라며 보다 이성적이고 냉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남중국해 판결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경로로 정부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런 '중국의 소리'를 전파하고 국가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남중국해 판결 패소 이후 KFC 점포 앞에서 미국을 겨냥한 항의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7일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의 KFC 점포 앞에서 항의시위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창사(長沙), 항저우(杭州), 양저우(揚州), 롄윈강(連雲港), 린이(臨沂)시 등 11개 도시에서 항의시위가 잇따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