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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웨덴 일·가정 양립, 한국서도 이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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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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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미성 스톡홀름 코뮨유치원 교사

 


매일 아침 6시 30분. 전 가족이 기상해 바쁘게 준비를 한다. 아이들은 유치원으로, 그리고 나와 남편은 일터로 나선다. 이는 한국의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부부의 일상과 별반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두 아이는 집 근처의 코뮨학교와 유치원을 다니고 있어 교통 체증까지 감안해서 넉넉하게 1시간 15분이면 두 아이를 데려다주고 출근하는 데 무리가 없다.

스웨덴은 1960년 초에 노동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방편으로 가정주부들이 노동 일선, 특히 공공부문에 많이 고용됐다고 한다. 50여년이 지난 현재 스웨덴은 북유럽 국가 중에서도 경제 활동을 하는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77%에 육박한다. 내가 처음 스웨덴에 왔을 때, 내 주변의 스웨덴 여성 중 주부로 생활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나 역시 당연히 경제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현재 난 스톡홀름에 위치한 코뮨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첫째 아이는 만 15개월에 유치원에 보냈는데 남편이 업무 시간을 조절하면서 당시 내가 첫 직장에 적응할 수 있게 노력해주었다. 아이가 며칠간 아플 때도 남편과 반반씩 나눠 아이의 병간호 휴가를 냈다. 무조건 엄마가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인식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둘째를 출산하고 나서는 스웨덴 사회는 일보다 가정을 중요시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개념이 서서히 생기기 시작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스톡홀름시의 정책에 따라 주중 30시간만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었다. 나는 둘째 아이가 만 7개월이 될 때까지 육아휴직을 하면서 첫째 아이를 오전 9시까지 유치원에 보내고 오후 3시에 찾아왔다. 이 시간은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것이어서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현재는 시간대가 탄력적으로 조절돼 주 4일이나 5일 중 선택해 오전 8~9시 사이에 아이를 보낼 수 있고, 찾는 시간도 오후 2~4시 사이로 바뀌었다. 이는 가정에서 육아휴직을 하지 않는 상대 파트너가 아이 등·하원에 동참할 수 있게 스톡홀름시에서 배려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도 작은 아이가 있어서 육아휴직을 하는 한쪽 부모만이 아이 등·하원을 시켰는데, 시간이 탄력적으로 바뀐 후엔 육아휴직을 하지 않는 다른 부모가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나 오후에 데리러 오는 모습으로 많이 바뀌었다. 특히 아이들의 등·하원 시간은 교사들의 근무시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웨덴 부모들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아이를 등·하원 시킨다.

스웨덴의 일·가정 양립 정책은 엄마와 아빠가 평등하게 일하면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거나 일을 적게 하면서 육아에 참여하는 비율은 여성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경제적 여건이나 남녀 역할에 대한 사회의 기대, 개개인의 태도 등 많은 이유가 있겠다.

스웨덴에서도 여성의 공공부문 취업이 늘어난 1960년 이후에 와서야 여성의 노동이 남녀평등에 기여를 한다는 보편적인 인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웨덴 사회에서 역시 양성평등에 관한 이슈는 늘 뜨거운 감자였다.

한국에서는 12시간 무상보육이 시행돼 왔다가 올 7월부터 0~2세 영유아를 둔 전업주부의 경우 어린이집 이용시간이 7시간으로 변경된다는 기사를 읽었다. 복지국가인 스웨덴도 실행할 수 없는 아주 관대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웨덴에서는 2001년이 돼서야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중 하나가 취업을 하지 않고 집에 있는 경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법적으로 하루에 3시간 주당 15시간이지만 기초자치단체에 따라 시간이 유동적이다. 그리고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시간도 부모가 출퇴근하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 동안에만 엄격하게 주어진다.

이처럼 스웨덴의 보육시설은 철저히 맞벌이가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 영향도 있지만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복지정책이 결국은 스웨덴 국가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선순환 과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맞벌이부부의 일·가정 양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시하는 맞춤형보육이 실시됐다. 과연 맞춤형보육이 그동안 보육정책에서 소외됐던 맞벌이가정에 어떤 변화를 줄지, 더 나아가 한국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 것인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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