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안보 위기론을 내세우며 사드 배치 반대여론과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몽골 순방 귀국 3일 만에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저항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이는 청와대 측이 지난 1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가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정치공세나 국정 흔들기는 자제돼야 한다고 본다"며 단호한 대처를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우 수석은 지난 2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직접 만나 처가 부동산 매매와 변호사 시절 '몰래 변론' ‘아들의 병역특혜’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의 결백 주장을 그대로 믿고 있으며, 법률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결정적인 비리 사실이 없다면 우 수석을 계속 기용하겠다는 굳은 신뢰를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우 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데다 아들과 처가 식구 등 가족으로까지 비리 의혹이 번지는 등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의 전방위적 공세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의혹의 실체와는 무관하게 대통령에게 부담을 지워선 안된다며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여론이 악화될 경우 우 수석 본인이 심적 압박에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부정 여론과 지역 주민 반발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박 대통령이 지난 14일 NSC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고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촉구한 것에 나아가 사드 배치 지역 성주주민들의 시위에 ‘불순세력’이 가담하고 있다며 사실상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진보세력을 겨냥했다.
지난 15일 경북 성주에서 발생한 ‘황교안 총리 억류사태’에 대해 친여세력과 보수 언론들이 ‘외부세력 개입’으로 종북몰이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 것이다. 현재 경찰 당국은 ‘총리 억류사태’ 당시 집회 시위와 관련해 수사전담반을 편성, 불법행위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날 성주 군민 2천명이 상경해 서울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사드 배치 논란이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논란과 최측근발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국정 ‘마이웨이’ 행보를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NSC 주재에 이어 오후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선 것도 이같은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쿠폰 결제서비스 스타트업인 '원투씨엠', 벤처 1세대 대표기업 중 하나인 '마이다스 아이티'를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창업가와 대화의 시간을 갖고 도전하는 창업가들이 우리 경제의 희망이라고 격려하고 창업-성장-글로벌로 이어지는 창조경제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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