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보컬그룹 가비엔제이가 발라드 이미지를 잠시 내려놓고 댄스곡으로 돌아왔다. 멤버 제니와 건지를 비롯해, 새 멤버 서린의 합류로 팀 재정비 후 첫 앨범 ‘슈비루비룹’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4월, 10년간 팀을 지켜왔던 원년 멤버 노시현이 새로운 꿈에 도전하기 위해 가비엔제이를 떠난 뒤 새 멤버 서린이 합류했다. 다소 서툴지만 당찬 목소리로 데뷔 소감을 이야기했다.
“88년생이고 제니와 동갑이예요. 음악 활동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 활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가비엔제이의 새로운 분위기가 바뀌는 것에 열심히 적응하려고 합니다. 짧은 시간이라 감회가 새롭고 감격스러운데, 혼자 과부하에 걸려서 정신없었어요. 지금은 나름대로 재밌게 즐기면서 준비하고 있죠.(웃음) 멤버들이 적응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습니다.” (서린)
“제 친구들 중에 실용음악과 나온 친구들이 많아요. 그중에 한 친구와 서린이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더라고요.” (제니)
믿기지 않았다. 10년이란 시간을 보낸 팀의 새로운 멤버가 두 달만에 데뷔라니. 활동 호흡에 대한 고민도 있을텐데 말이다.
“처음 만나러 갈 때는 새 멤버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돼 있었죠. 그런데 언니를 처음 만나고 말을 해봤는데 저희와 성격이 잘 맞겠더라고요.” (건지)
서린의 합류와 함께 가비엔제이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그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댄스곡으로 활동을 하게 된 것. 10년 만에 도전하는 발랄한 곡이다.
“부담이 되긴 해요. 그런데 계속 하다보니 괜찮더라고요.(웃음) 멜로디도 사랑스럽고 여러 감정들이 담긴 여성스러운 곡이죠. 이번에 댄스곡을 하게 된 이유가 무대에서 같은 모습만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였죠. 처음엔 안무가 어렵기만 했고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했는데 하다 보니 되던데요? 팬 분들께서 항상 ‘댄스 도전 할 생각 없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장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제니)
처음으로 도전하는 댄스 퍼포먼스라 쉽지만은 않았을 것. 그러나 멤버들은 에이핑크처럼 걸그룹 무대를 모니터하며 열심히 안무를 익혔다. 그리고 보컬그룹의 한계를 깨부수고 당당히 팬들 앞에 섰다.
데뷔 후 지난 10여년간 가비엔제이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실 따지자면 팀 이름 말고는 데뷔 후 모든게 바뀐 셈이다. 원년 멤버 노시현이 마지막으로 팀을 탈퇴하면서 이제 데뷔 멤버는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게 몇 번의 변화를 맞으면서도 팀은 여전히 존속했다. 이는 팀을 떠나더라도 가비엔제이라는 그룹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시현 언니가 있을 때는 저와 제니 언니가 합류했기 때문에 가비엔제이의 색깔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사실 언니가 나갈 땐 걱정을 많이 했죠. 가비엔제이 색깔이 없어질까봐요. 그래도 지금껏 노래 색깔을 잘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건지)
“가비엔제이 초창기 멤버 분들을 좋아해주셨던 분들도 아직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이 많아요. 가비엔제이의 언니들도 꾸준히 연락해주시고, 최근 V앱 촬영할 때도 발 벗고 나서서 응원해주셨죠. 그게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언니들이 계셨기 때문에 우리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지켜나갈 수 있게 노력해야죠.” (제니)
어쨌든 잦은 변화 속에서도 멤버들은 특유의 둥글둥글한 성격으로 조화를 이뤄갔다. 누구 하나 모나거나 욕심이 지나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게 팀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비결 중에 하나라고.
“자신이 할 역할을 하려는게 보이는 팀이에요. 그 이상의 누굴 것을 뺏어가지도 않고, 자기가 해야 할 자리에서 팀을 위해 노력하죠. 그걸 항상 느껴서 성격적인 문제에서 다툼이 일어난다거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건지)
데뷔 멤버 한 명없이 가비엔제이 이름으로 활동하기에는 스테디셀러 곡이 많은 이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수도 있을터. 그리고 데뷔 후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책임감이 녹아 들었다. 그리고 자칫 힘들 수도 있는 시간들을 현명하게 대처했다.
“전 데뷔할 때는 사실 큰 책임감을 느끼지 못했어요. ‘이거라도 잘해야지’ 정도였죠. 그때는 사실 조급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제 저와 제니 언니가 거의 가비엔제이의 10년에 절반 정도를 했는데 팀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자라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사실 제니 언니가 마음이 약해요. 혼자 참고 있는 성격이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됐을 때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 제니 언니가 회사에서 선택하는 걸 기다리자고 했죠. 이후에 새 멤버가 들어오고 가장 걱정했던 건 팬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였죠. 이제 데뷔 멤버는 한 명도 없는데 과연 우리가 가비엔제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고민이 컸던 것도 사실이죠. 이제는 지금이 너무 좋아요.” (건지)
가비엔제이는 다른 그룹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친근감”이라고 입을 열었다.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많은 이들의 편견에는 “쉬운 사람들이다”라며 웃었다.
“친구같은 느낌의 그룹이에요. 친근하고 쉽고, 편하고 그렇죠. 저희는 세상 누구보다 다정다감해요. 퍼주는 스타일이거든요. (웃음) 특이하게 멤버 셋 다 그래요. 팬 분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사진도 많이 올려주시고 메시지 주시면 답장도 간혹 하죠.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데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해요. 조금 더 친근하고 편하고 동네 친구처럼 서슴없이 지내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건지)
신비주의에 둘러싸인 그룹이 아닌, 팬들과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친근한 그룹이 되고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가비엔제이. 이들은 팀 색깔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하얀색”이라고 답했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많아요. ‘가비엔제이’하면 예전의 색깔도 있고, 지금의 새로운 색깔도 있죠. 또 앞으로 달라질 색이 있기 때문에 여러 색을 첨가하면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하얀색의 팀인 것 같아요. 오랫동안 여러 가지 장르를 도전하면서 가비엔제이의 색깔을 바꿔보고 여러 가지를 보여드릴게요. 우리 목소리를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게요.” (제니)
“새 멤버로 첫 시작하니까 팬 분들에게 인정받는 게 첫 목표입니다. 주어진 것들 열심히 하면서 즐기고 싶습니다.” (서린)
확실한 건, 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매력을 가진 그룹이다. 여러 번의 변화로 다소 혼란스러울수 있겠지만 팀을 향한 애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머물러 있다면 성장 할 수 없지 않는가. 멤버 제니의 말 처럼 오랫동안 팬들 곁에서 가비엔제이로 노래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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