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자원봉사자 모집 계획을 밝혔다. 요구하는 자격사항은 많은 데 비해 혜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열정페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조직위는 최근 올림픽 개최에 앞서 자원봉사자 모집 계획을 밝혔다. 조직위가 선호하는 조건은 △ 2020년 4월 1일 기준 18세 이상 △ 외국어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 △ 1일 8시간씩 10일 이상 근무 △ 경기 지식이나 관람 경험 등 7가지나 된다.
참여 조건이 다소 엄격하고 외국어 등 고급 능력이 필요한 데 반해 혜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활동 기간 동안 입게 되는 유니폼은 지급하지만 참여하는 동안 교통비나 수고비가 전혀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말 그대로 '자원봉사'인 만큼 보수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2년 개최된 런던 올림픽에서는 7만 명만 모집하려 했으나 자발적 참여에 의해 24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도쿄 조직위는 "자원봉사자의 역량은 대회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면서 "대회 개최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초안을 정비해 2018년까지 세부사항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위가 목표로 하고 있는 봉사자 모집 인원은 약 8만 명이다. 그러나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적임자가 모일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나카 마사후미 일본여자대 사회학부 교수는 "일본에 있는 특유의 사회 봉사 문화의 영향으로,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까지 무급 노동을 요구하는 측면이 있다"며 "최근 확산되고 있는 문화에 맞춰 일정한 비용을 일부 지급하는 조건부 유상 봉사제를 도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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